본문 바로가기
  • 80
心理放談

감정을 배려하며 듣는 부모

by 문기정 2011. 1. 31.


감정을 배려하며 듣는 부모



유아기의 언어생활영역 내용을 보면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문법, 문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통상, 국어과의 내용구성 순서를 보면, ‘말하기, 듣기’ 순으로 되어 있던 것을, 최근에는 그 순서를 바꿔, ‘듣기, 말하기’ 순으로 개편했다.

‘듣기’ 하위내용을 보면, 낱말과 문장을 듣고 이해하기,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기, 문학작품 즐겨 듣기, 바른 태도로 듣기(다른 사람의 말을 자연스러운 자세로 듣기)로 되어 있다.


왜 ‘말하기’를 뒤로 하고 ‘듣기’를 앞세웠을까.

많은 기간 동안 국어과 지도에서 '말하기'를 중시해 왔다. 그러다가 보니까 자연히 '듣기' 능력이 저하되었을 것이고, 잘 듣지 못한 상태에서 말하기만 강조하다보니, 알맹이 없는 말을 하게 될 뿐만 아니라,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습관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우리들 부모의 경우도 생각해 보면, 말은 잘하면서도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지 않는 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듣는 연습이 부족했던 부모들이 아이들의 내적 감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부모와 자녀 간에 이루어지는 대화 중, 자녀의 말에 어떤 반응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한지 몇 가지 사례를 인용하여 이야기하려고 한다.


다음의 상황에서 자녀의 느낌이나 생각(FT)에 대하여 부모의 잘못된 반응(WR)과 바른 반응(RR)을 살펴보기로 한다.


사례1)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투덜거린다.

      " 오늘 선생님은 괜히 나만 미워해."


FT : 나만 야단치시는 선생님이 밉다. 화가 난다.

WR : "네가 잘 했는데도 선생님이 그랬겠니? 앞으로 조심해"

RR : "선생님이 괜히 야단치는 것 같아 화가 났구나?"


사례2) 병원에서 예방주사를 맞지 않겠다고 울고 있다.

      "엄마, 주사를 꼭 맞아야 해요?


FT : 주사가 맞기 싫고 아플까봐 두렵다.

WR : "주사를 맞아야 몸이 건강해지는 거야. 넌 용감해서 잘 참을 거야."

RR :  "주사가 아플까봐 걱정이 되는구나. 아플까봐 두렵기도 하구."

 

이제 실제 대화 연습을 보기로 하자.


연습1) 어떤 때는 아버지가 너무 화가 나신 것 같아서 숨어버리고 싶어요.

FT : 두렵고, 무섭다

WR : 네가 평소에 잘하면 아버지가 왜 화를 냈겠니?

RR :  아버지가 화내서 무섭지?


연습2) 나는 동생이 미워요, 그 애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요. 엄마가 나와 함께 놀 시간이 전혀 없잖아요!

FT : 동생이 밉고, 엄마한테도 섭섭하다.

WR : 왜 동생을 미워해!, 동생을 버릴까!, 엄마도 힘 드는데.

RR : 동생 돌보느라 엄마가 너랑 놀아주지 않아서, 동생도 밉고, 섭섭하지?


 연습3) 어휴(씁쓸한 표정으로) 나는 노력을 꽤 했다고 생각했는데, 성적을 '미'밖에 못 받았어요. 꽤 잘 한 줄 알았는데.

FT : '미' 밖에 못 받아 속상하다.

WR : '미'라도 잘 했네, 그게 너 공부했다고 한 거냐?

RR : 한다고 했는데 원하는 데로 성적이 안 나와서 속상하지?


‘바른 반응’은 말하는 상대방에게 문제가 있을 때 사용하는 대화의 기법으로 많은 연습을 통해서 훌륭한 대화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부모가 흔히 사용하는 잘못된 반응(WR)을 유형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1. 명령, 강요 

    "반드시.",

    "꼭.",

    "~해야 한다."                  

2. 경고, 위협

    "만약 하지 않으면 그땐."

    "~하는 게 좋을 걸, 그렇지 않으면"                  

3. 훈계, 설교

    "넌 해야만 해."

   "~하는 것이 너의 책임이야."                

4. 충고, 해결 방법 제시

    "내가 너라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하는 게 어떻겠니?"

    "내가 너에게 충고하겠는데,"                 

5. 논리적 설득, 논쟁

    "네가 왜 틀렸냐 하면"

    "문제가 되는 것은"

    "그래, 그렇지만,"                  

6. 비판, 비평, 비난

    "너는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아."

    "너는 게을러서,”

7. 무조건 칭찬, 무조건 찬성

    "야, 너 참 잘했다."

    "네가 맞아! 그 선생님 말씀은 터무니없어."                 

8. 욕설, 헐뜯기, 조롱

    "이 울보야"

    "그래, 너 잘났구나."

    "바보 같으니라고."                  

9. 분석, 진단

    "무엇이 잘못 되었느냐 하면,"

    "너 정말 아니겠지?"                   

10. 과장된 동정, 과장된 위로

    "걱정하지 마라."

    "기분이 좀 나아질 거야."

    "제발 용기를 내!"                   

11. 캐묻기, 심문

    "왜?"

    "누가?,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12. 돌려서 묻기, 빈정거림

    "다른 즐거운 일이나 이야기하자."

    "세상 일 다 해결해 보시지!"

                      

 명령, 강요, 경고, 위협, 훈계, 설교, 충고, 해결 방법 제시, 논리적 설득, 논쟁, 비판, 비평, 비난, 무조건 칭찬과 찬성, 욕설, 헐뜯기, 조롱, 분석, 진단, 과장된 동정과, 위로, 캐묻기, 심문, 돌려서 묻기, 빈정거림은 아무리 살펴보아도 유아기 ‘듣기, 말하기’ 목표와도 일치하지 않는다. 유아기 ‘말하기’ 목표를 보더라도, 생각과 느낌 말하기, 바른 태도로 말하기, 감정을 나타내는 낱말을 알맞게 사용하면서 말하기로 되어 있다. 위의 강제된 12가지 유형은 어느 하나도 알맞지 않은 표현이다.


바른 반응을 한 부모는 건전한 성격의 소유자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건전한 성격의 소유자는 다음의 공통성을 찾을 수 있다.

-건전한 성격은 인간의 우월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다. 

-건전한 성격은 자기의 인생을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건전한 성격은 자기 자신에 대하여 올바른 지각을 한다. 

-건전한 성격은 과거에 지배되지 않고 현재에 정착한다. 

-건전한 성격은 미래에 대한 확고한 목표와 사명에 대한 지향성을 가지고 있다. 

-건전한 성격은 다양한 자극과 감각과의 접촉을 통해 자기의 긴장을 증가시킨다. 

-건전한 성격은 대인관계를 보다 부드럽고 따뜻하게 맺어나간다.


(2011.1.31)


'心理放談'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분노의 표현  (0) 2011.02.14
감정 거울  (0) 2011.02.07
재수 없는 날  (0) 2011.01.24
[스크랩] 숙제의 그늘  (0) 2011.01.17
인격을 훼손하지 않는 대화  (0) 2011.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