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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理放談

재수 없는 날

by 문기정 2011. 1. 24.

 

 


재수 없는 날



아이들은 학교생활에서 경험한 불쾌한 일을 들추어 부모에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때, 부모는 두 가지 유형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첫째는 무조건 아이의 흠을 더 깊게 파는 대화법이다. 잘못을 저질러 놓고 그 핑계를 학교생활에 댄다며 야단을 치는 경우가 그것이다. 둘째는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하면서 마음을 달래주는 경우이다.

우리는 흔히 아이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양육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잘 훈련되지 못한 대화 때문에 아이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때가 있다. 아이의 심정을 헤아리는 부모라면 그 아이의 속마음이 어떤지를 먼저 알아차려야 한다.


“오늘은 진짜 재수 없는 날이에요. 내가 숙제를 잊어버리고 하지 못했다니까. 선생님이 나더러 거짓말쟁이라고 야단을 치잖아요. 소리를 꽥지르며 엄마한테 알리겠다나?”

“그래, 오늘은 정말 운수가 나쁜 날이었구나.”

“정말 그래요.”

“친구들 앞에서 거짓말쟁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매우 창피했겠구나.”

“정말 창피해서 혼났어.”

“너 속으로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

“예, 그런데 엄마는 그걸 어떻게 알아요?”

“누가 기분을 상하게 하면, 사람들은 대개 그런 생각을 하거든.”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놓여요.”


엄마와 아이의 공감어린 대화의 예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이 사람들의 감정과 비슷하게 됨을 알 때 일단 안도감을 가진다. 엄마는 아이의 말을 귀담아 듣고 공감을 나타내 주었다. 아이를 잘 도울 수 있는 길은 아이가 느끼고 있는 감정뿐만 아니라 그 감정이 뜻하는 내용까지도 이해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다.


아이들은 때로 자신을 낮게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의기소침하여 우울해하거나 말을 하려들지 않기도 한다. 간혹 자신을 비하하는 말을 하기도 한다.


“난 바보에요.”

“넌 정말 바보라고 생각하는구나. 네가 현명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니?”

“아뇨.”

“그럼 걱정이 퍽 많겠구나.”

“예, 그래요.”

“학교에서도 걱정이 더 많겠구나. 성적이 나쁘지는 않을까 해서 말이야. 하지만 얘야. 누가 뭐라고 하든, 내가 보기엔 넌 좋은 아이야. 그런데 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구나.”

‘우리 아빠가 나를 이해해 주고 나를 좋은 아이라고 생각하는 걸 보면, 내가 그렇게 가치 없는 아이는 아닌가 봐.’


이러한 자녀와의 대화는 그 자리에서 바로 생각을 바꿀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자신에 대한 적절하지 못한 생각을 스스로 되돌아 볼 기회가 될 수는 있다. 아이는 부모가 이해해 주고 좋은 아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봄으로써 자신이 가치 없는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어떤 이는 누구나 공감하는 대화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1. 귀 기울이기: "너의 말을 잘 듣고 있어."

2. 대화공간 꾸미기: "오늘 저녁 시간 어때? 우리 오래간만에 데이트하자."

3. 감정 언급해주기: "아니, 아무리 잘못해도 그렇지. 친구들 앞에서 망신을 주었단 말이야? 나 같아도 기분 나빴겠네. 너 정말 화났겠다."

4. 내 문제로 바꾸기: "그 접시 또 깨졌어? 그 접시가 원래 잘 깨지나 보네. 나도 지난번에 설거지하다 하나 깼거든."

5. 함께하기: "선생님께서 빨리 좋아지셔야 할 텐데. 감기엔 생강차가 좋대. 당장 이번 주말에 생강차 준비해서 한번 찾아뵙자."

6. 인정하기: "네가 틀린 말 한 거 아니야.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이 잘못이지. 나는 그런 너의 솔직함이 좋더라."

7. 행동하기: "네가 그렇게 속상한 줄 몰랐어. 이제부턴 숙제하라는 말 하지 않을게."

8. 긍정적인 면에 초점 두기: "이번에 큰 공부 했네. 대학 가서도 못 배울 것 배웠으니 괜찮아."

9. 걱정 덜어주기: "너 컴퓨터 고장 때문에 걱정 많이 했나 봐. 걱정하지 마. 컴퓨터는 원래 고장이 나게 되어 있어."

10. 장단 맞추기: "자전거타기 실력발휘 안 되네." "그러게 자전거가 못 따라주네."


이런  공감어린 대화에서 느끼는  친밀감으로 인하여 스스로 부모의 믿음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결국 그 아이는 자기 자신 속에서 더 소망스런 답을 얻게 될 것이다.


부모가 명심할 사항.

-아이가 어떤 말을 하거나 물었을 때, 그 말이 암시하는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대답하라.


아이들이 던지는 말의 이면에는 확신을 얻고자하는 욕구가 숨어 있다. 그와 같은 말에 대한 최선의 응답은 그 사건을 둘러싸고 있는 아이의 감정을 깨닫고 그에 적절한 반응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20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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