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의 명절증후군 (문헌 참조)
명절 전후로 나타나는 불면, 두통, 요통, 팔다리 저림, 관절통, 현기증, 소화불량, 우울증 등의 증상을 ‘명절증후군’이라고 한다. 이러한 명절증후군은 주부에게 특히 심각하다. 특별한 병리적인 원인을 규명할 수 없을 정도로 신체적․정신적 증상이 다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증후군’이라 칭한다.
명절증후군은 의학적으로는 공인되지 않은 병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 볼 수 없이 유일하게 한국인에게만 나타나기 때문에 한국문화병이라 할 수 있다. 굳이 정신의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심리적 갈등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일종의 ‘신체화 장애’ 또는 ‘심신증’으로 볼 수 있다.
▶ 명절증후군의 원인
음식과 상차리기의 전쟁, 며느리들에 대한 시어머니의 감시와 비교, 오랜만에 보지만 반가울 것 별로 없는 서먹한 시댁식구들과의 만남.
주부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화살은 ‘남편’에게로 향한다. 결국 남편과 결혼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므로, 당연히 남편은 그것을 외면할 수 없는 운명. 차라리 아내가 잔소리를 하면 잔소리를 받아주겠으나, 아예 입을 닫고 침묵의 시위를 하면 눈치 보기에 등에 진땀이 난다. 게다가 자기 어머니 눈치 보랴, 아버지 눈치 보랴,
시어머니라고 편할 수만 있으랴? 살림에는 문외한인 신세대 며느리에게 맘 편히 시킬 수도 없는 일이고, 살림 잘하는 며느리에게만 시키자니 며느리 차별한다고 할 테고.
그렇다면 미혼남녀라고 예외일 수 있으랴? 가는 곳마다 결혼 언제 할꺼냐? 라는 질문 공세를 받을 생각하면 며칠 전부터 골치가 지끈.
▶ 명절증후군의 종류
명절증후군을 겪는 기간에 따라 세분하여, 단기형과 만성형이 있다.
단기형은 명절 전후로 며칠만 겪다가 그 시기가 지나면 사라지는 경우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소가 사라지면 증상도 사라지는 것이다. 보통 부부관계에 문제가 없고, 평소에 시댁이나 형제들 사이에 특별한 갈등이 없었다면 단기형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단기형의 경우에는 남편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이 가장 효과 좋은 명약이며, 거기에 가족 전체의 이해와 배려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만성형은 평소 남편과 시댁과의 사이가 좋지 않아 그들에 대한 분노감이 잠재되어 있다가, 명절이 되어 그 증상이 최고조에 달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명절은 내재되어 있던 분노감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 역할을 할뿐이며, 명절이 끝났다고 해서 그 분노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 명절증후군을 해소하는 방법
남편의 배려 명절이면 며느리들은 일만 하는 식모 대접을 받고 있다는 억울한 감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이다. 이때 남편이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주면 ‘그래도, 나는 사랑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아내의 분노는 눈 녹듯 사라질 수 있다.
가족들의 배려 차례 상을 간소하게 차리고 다 같이 즐기는 분위기로 만들면 가장 좋겠지만, 가풍 상 전체 구조를 바꿀 수 없다면 가족회의를 열어 그 과정만이라도 좀 더 간편하게 하자는 데 합의사항을 찾는 것이 좋다.
명절을 즐기는 마음가짐 어차피 명절을 피할 수 없다면 즐기려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회와 가족의 변화를 자신만의 노력으로 이루어낼 수 없다면, 그 노력을 중단하고 그 상황을 즐기는 것이 가장 속이 편하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마음가짐이란 동전의 양면과 같기 때문에 ‘그 동안 보지 못했던 가족도 만나고, 오랜만에 요리솜씨 자랑 겸 맛있는 음식을 가족들에게 해 줄 수 있으니 즐겁다’라며 마음 한번 바꾸면 명절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 웃는 명절을 위한 방법
-남녀가 함께 일하고 함께 쉰다. 여자는 상을 보고 남자는 절을 올리는 것이 조상에 대한 진정한 예가 아니다. 따지자면 상차림을 준비하는 것이 조상 모시기의 시작이므로 부부가 같이 장을 보고 음식을 장만하고 또 절도 같이 하는 것이 즐거운 명절 만들기의 첫 번째 과제이다.
-형제들이 돌아가며 차례를 지낸다. 모든 자식들이 돌아가면서 차례를 지내면 형제들끼리 살아가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우애가 돈독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며느리에게도 친정 부모님 모실 기회를 주어야 한다. 내 딸이 당당히 우리 조상을 모실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며느리에게도 선뜻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명절을 시댁과 친정 번갈아 가면서 지내도록 배려한다. 설에 시댁 가족들과 모였다면 추석에는 친정가족들과 함께 지내도록 부모님과 가족들이 배려해주도록 한다. 지금처럼 명절 끝날 친정에 가는 것이 지속이 되면, 자매들은 자매끼리 형제는 형제끼리 밖에 만날 수 없고 명절에 온 가족이 모일 기회가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한번은 시댁에서 한번은 친정에서 지내도록 허용해 준다면, 며느리는 부모님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생길 것이며 가족 간의 사랑이 돈독해질 수 있을 것이다.
▶ 명절 잘 보내기 위한 남편 10계명
1. 장보기, 청소, 설거지, 수저 놓기, 뒷정리 등 집안일을 열심히 거든다. 2. 아내가 일을 할 때는 빈둥빈둥 놀지 않는다. 꼭 놀고 싶다면 아내를 끼워준다. 3. 고향친구 만나기, 어른들 인사하기 등 외출 시에는 반드시 아내를 동반한다. 4. 손을 잡고, 수고한다는 말을 해준다. 5. 어른들이나 동서 등에게 아내한테 잘해주라고 팔불출처럼 말하고 다닌다. 6. 아내를 방으로 불러 10분이라도 쉬게 해준다. 7. 명절행사 후 빨리 일어나 정리를 하고, 처가댁에 가야한다고 부모님께 양해를 구한다. 8. 처가에 유독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9. 아내가 설거지나 뒷정리를 하는 사이, 먼저 잠자리에 들지 않는다. 10. 명절 뒤 일주일 동안은 가사에서 해방시키거나, 최소한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해준다.
▶명절증후군과 처방 명절이 가까워지면서 소화가 잘되지 않고 가슴도 답답해 고통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많다. 마음도 불안하고 초조하여 잠을 설치기도 한다.
특히, 결혼 초년생이거나 시댁과의 갈등이 있는 며느리들은 이런 증세가 더욱 심하다. 이와 함께 며느리들의 전유물처럼 알려졌던 명절증후군이 시부모들에게도 발생한다. 이른바 시부모 명절증후군이다. 긴 연휴 뒤 공허함은 모두 시부모가 감당해야할 몫이다.
주부의 명절증후군이나 시부모의 명절증후군은 가족 간의 이해와 사랑만으로도 쉽게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서로 배려해 줄 수 있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하루 이틀로 끝날 줄 알았던 두통이나 무기력감, 우울증, 공허함 등이 2주 이상 계속 될 경우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으므로 전문의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만 만성적 우울증으로의 발전을 막을 수 있다. 평소에도 부부관계, 시댁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안고 있고, 그로 인해 우울증, 신경통, 두통, 불면증, 울화증 등을 겪고 있다면 ‘화병’인 것이다. 이때는 가족문제가 이미 몇 가닥이나 얼키설키 엉켜 있어서, 몇 사람만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심한 경우는 부부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201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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