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벽에서 벗어나기(2)
앞글에서 부모는 아이가 잘 될 걸 믿고 무심코 잘못된 행동을 하며 이를 부모의 악벽(잘못된 습벽)이라고 말했다.
아이를 위협하는 일, 조건을 붙여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일, 비현실적인 약속을 강요하거나 부모가 일방적으로 약속하는 일,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을 마련하는 일, 성급하게 아이의 행동을 바꾸고자 하는 일, 지나치게 예절을 강요하는 일 등….
또 다른 악벽 몇 가지를 예를 들면서, 이런 악벽에서 벗어나는 방도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거짓되지 않게 행동하기
사실을 말했는데도 믿어주지 않거나 현실에서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해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게 된다.
거짓말이라 해도 그 속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그 속에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가 숨어 있다.
그러기 때문에 거짓 내용을 부정하거나 비난하기 보다는 거짓말에 담긴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아이에 대한 부모의 성숙한 태도이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조장하라는 말은 아니다. 거짓말에서 알아낸 정보는 아이가 현실 속에서 구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하나의 예를 인용해 보자.
세 살 아이가 할머니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살아 있는 코끼리를 보았다고 한다. 할머니는 굳이 손녀의 이야기가 거짓이라는 사실을 일깨우지 않았다. 그 대신 손녀의 소원을 대신 말해 주었다.
“너, 살아 있는 코끼리를 선물로 받고 싶구나. 네 동물원이 있었으면 좋겠지?”
*추궁보다는 예방하기
아이가 거짓을 말했을 때 부모는 가끔 자백을 강요하거나 재판을 벌이려고 한다. 그러나 성숙한 부모는 이에 대응하는 방법이 다르다.
“숙제는 다 했니? 틀림없어?”
그보다는 이렇게 말한다.
“너, 숙제를 아직 다 하지 못했더라.”
거짓말의 추궁보다 예방하는 데는 왜? 라고 묻지 않아야 한다. 왜? 라는 물음 속에는 부모의 실망과 나쁜 기분이 숨어 있기 쉽기 때문이다.
“왜 넌 그렇게 이기적이니?”
→“네 것을 나눠주면 친구가 좋아할 텐데.”
“왜 넌 내가 말한 것은 다 잊어버리니?”
→“기억하기 힘든 것이 있긴 해.”
“왜 넌 늘 시간을 지키지 않니?”
→“네가 늦으면 걱정되더라.”
*시간을 두고 대응하기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갖고 싶은 심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다가 훔치기도 하는 것인데, 그럴 때면 마치 도둑아이나 되는 것처럼 훈계하거나 야단법석을 떠는 부모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차분하고 단호하게 대응하여야 한다.
“그 장난감은 다른 아이 것인데? 임자에게 돌려줘야지?”
“그 과자를 먹고 싶어서 주머니에 넣었나 보구나. 하지만 안 돼. 진열대에 갖다 놔.”
과자를 갖고 있지 않다고 거짓말을 하면 거듭 말한다.
“초콜릿, 진열대에 갖다 놔야지. 어서! 이 과자는 가게 거야. 여기 둬야 해.”
*예절의 강요보다는 예의바르게 가르치기
예의를 지키는 것은 사회적인 기술이다.
아이들은 예의바른 부모와 자기를 동일시한다.
예의는 예의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억지로 가르치는 일은 예의 바른 것이 아니다.
친구나 친척 집을 방문할 때가 아이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좋은 기회이다. 남의 집을 방문했을 때는 집 주인이 책임지고 아이의 행동을 정해주어야 한다.
아이가 남의 집에 가서 소파 위에서 뒹굴고 놀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때는 집주인이 소파 위에서 뛰어놀아도 좋은지, 그렇지 않은지를 결정해 주어야 한다. 어디까지 뛰어다니며 놀아도 되는지 그 한계도 정한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이 하지 말라고 하면 잘 따르는 경향이 있다.
이 때 부모는 아이의 속마음을 이렇게 말해 주면 좋을 것이다.
“이모가 소파 위에서 뛰고 놀게 해주면 좋을 텐데. 하지만 여기는 이모네 집이니까, 이모가 하라는 대로 해야 되겠지?”
그래도 고집을 부리면,
“이모네 집에서는 소파 위에서 뛰면 안 된대. 우리 집하고는 다르단 말이야.”
자기 집의 규칙에 따르라고 요구하는 것은 주인의 권리이자 권리라는 것을 알게 한다.
부모의 악벽은 일상생활에서 극히 자연스럽게 방출되고 있다. 이를 곰곰이 되새기며 아이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가르치는 노력을 계속하여야 할 것이다.
(201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