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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방법

[스크랩] 지나친 결벽성

by 문기정 2010. 5. 31.

 



지나친 결벽성



구순성격이 ‘지나친 깍쟁이’라면 2세에서 3세에 걸친 기간 동안 대소변 훈련을 잘 받지 못해 ‘지나친 결벽성’을 지닌다는 정신분석학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앞에서, 리비도(성적 에너지)가 머무는 장소가 바로 성감대라는 말씀을 드렸는데, 태어나서 1년까지는 리비도가 입술에 머물러 있어서 입술쾌감을 추구합니다. 입술 만족이 잘 이루어지면 다음 단계에서도 순조로운 발달이 이루어지겠지요. 그러나 입술 만족이 이루어지지 못했을 때는 리비도가 입술에 오래 머물게 되어(이를 ‘고착’이라했습니다.) 구순성격을 나타냅니다.


아기가 성숙함에 따라 리비도는 그 다음 장소를 찾아 갑니다. 그곳이 바로 항문입니다. 항문을 통해서 배변이 배출되는 순간, 짜릿함(성감)을 느끼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아기에게는 항문부위가 더 민감해 지는데 비해, 부모는 대소변 훈련에 큰 관심을 보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장소에서 배변을 하도록 훈련을 하려는 것입니다.


대소변 가리기, 기저귀 채우기 훈련은 아기가 용변의 의사표시가 어떤 신호로든 가능하여야 시작되어야 합니다. 아기가 유아변기까지 걸어가고 옷을 벗을 수 있는 운동신경이 발달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성공하는 법인데 이보다 앞서서 조바심에 찬 엄마의 빠른 훈련은 효과가 없으며 역효과를 유발합니다.


아기는 배설의 쾌감을 느끼려 하고 부모는 이를 아무데서나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니 구순 성감대에서 항문 성감대로 전환하는 데 있어서, 어머니는 강력한 방해자가 되는 셈입니다.

아기는 자기와 엄마와의 힘의 대결로 여기게 되고, 무서워하게도 되고, 나아가서는 청결과 정돈과 복종과 시간엄수 등을 배우게 됩니다. 심지어는 더럽고 완고하고 반항적인 성격을 이루게 되는 바탕이 된다는 것입니다. 훈련이 잘 못되면 아기는 지나치게 창피한 느낌을 갖게 되고, 창피를 당하면, 되레 반항적으로 파렴치한 행동을 갖게 됩니다. 대변을 보유해서 곧창자에서 느끼는 쾌감, 항문을 통해 배출될 때 자극에서 오는 쾌감을 느끼고, 이런 재미와 동시에 배설된 대변에 대한 관심(손으로 만지기도 함)을 갖기도 합니다. 이런 아기의 재미와 엄마의 배설물에 대한 혐오가 맞부딪히게 됩니다.


아기가 이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는 것은 부모가 아이에게 항문부위의 쾌락을 어느 정도 허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항문기의 경험을 통하여 아기는 의존성을 벗어날 수도 있고 자기를 조절하고 독립심을 갖게 되며 자부심과 자기존중감도 키웁니다.


부모의 항문기 대처 방법을 따져 보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형을 들 수 있습니다.


첫째는, 배변훈련을 엄격하게 시행하는 형입니다.

배변훈련이 지나치게 엄격하면 유아는 규칙과 규범에 얽매이게 되어 독립성과 자율성이 크게 상처받습니다. 이 경우 질서 제일주의, 지나친 인색함, 옹고집 등 배변을 참음으로써 주변을 어지럽히지 않으려는 유아의 노력을 반영하는 성격특성을 발달시키게 됩니다.  


엄격하게 시행하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예견할 수 있습니다.

㉠항문공격형 성격-아기들은 부적절한 때나 부적절한 장소에서 배변을 함으로써 분노를 표현하게 됩니다. 이런 행동은 나중에  잔인하고 극단적인 무질서 등과 같은 성인기 성격의 기초가 됩니다.

항문공격형은 부모가 하지 말라고 한 시간과 장소에 배변을 함으로써 부모의 요구를 거절하는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아기가 이러한 행동을 배변훈련의 좌절을 감소하기 위해 자주 하게 되면 항문 공격 성격을 발달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항문보유형 성격- 부모들이 자녀가 배변을 할 때마다 지나친 칭찬을 함으로써 아기가 내장운동에 지나치게 많은 주의를 기울일 뿐만 아니라 이러한 행동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행동은 규칙과 규범에 지나치게 얽매어 독립성과 자율성이 위축되고, 인색하고 완고하며 강박적인 성격을 형성하게 됩니다.

대변을 보유하면서 만족을 느끼고 부모를 조작하는 아이는 고집이 세고 구두쇠로 특징되는 성격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배변에 신경 쓰지 않는 형입니다.

배변훈련이 지나치게 허술하게 되면 규범이나 규칙 등을 개의치 않는 안하무인격인 성격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셋째는, 배변을 기분 좋게 하도록 배려하는 형입니다.

2,3세의 아기는 괄약근을 마음대로 조정하기가 어려운 시기입니다. 설혹 실수를 했더라도 이를 감싸주고 용변을 기분 좋게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줍니다. 기저귀도 자주 바꿔주고, ‘쉬’나 ‘응까’도 연습해 보면서 예쁜 좌변기를 마련해 줍니다. 좌변기를 놀잇감으로 선택하기도 하고 가까이서 사용해 보는 흉내도 냅니다. 가끔씩 음악을 들으며 좌변기에 앉아서 소변도 보게 합니다. 배변의 의사표시를 하면 좌변기에 편하게 앉힙니다. 놀이개로 여겨진 좌변기에서 편안한 배변을 하게 되면 엄마가 칭찬해 주고 껴안아 줍니다. 자주 이런 좋은 경험을 하게 되면 아기는 용변의 의사표시와 함께 좌변기에 앉게 되고 용변은 즐거워집니다.


 부모가 지나치게 배변훈련을 엄격하게 한다거나 방치한다면 성적 에너지인 리비도는 항문에 고착되어 항문적 성격이 되고 말 것입니다.

항문적 성격의 특성은 이기적이고 인색하고 완고합니다. 다른 형용사로 말하자면 인색하고 시간을 정확하게 엄수하고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하려고 하며 짜증을 잘 냅니다. 또 자신을 뽐내어 말하는 현학적인 모습도 보입니다. ‘깔끔하고 깨끗하고 빈틈없고 어김없는 깍쟁이’라고 표현되기도 합니다. 발달이 항문기에 머물러 거기에 고착되었을 때, 어른이 되어서도 결벽성이나 강박성과 같은 신경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부모가 아기에게 대소변을 잘 할 가리도록 격려해 주고 이를 잘 수행했을 때 적절한 보상을 해 준다면 아기는 대소변의 배출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율성을 갖게 될 것입니다.


3세까지의 양육에 있어서 어머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강조하는 프로이트의 연구입니다.


(2010. 5. 31)



 

출처 : 문기정 심리교육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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