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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상장

[스크랩] 결혼 예비교육학

by 문기정 2009. 8. 11.

 

 

 

결혼 예비교육학

 

 

 

 현행 법령에 의하면 만18세 이상이면 혼인을 할 수 있다. 다만 미성년자인 만18세 이상 만20세미만의 자는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렇다면 결혼자격을 갖는 것은 연령상으로 보면 18세가 된다. 만18세라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연령이다. 그들은 부모의 동의를 구하면 혼인신고를 할 수 있으니 결혼자격을 갖춘 나이이다.

 

 법적으로는 결혼자격이 주어진다고는 하나 결혼생활에 대한 예비교육학을 마쳤다고 볼 수 있을까! 고등학교까지의 교과과정에 결혼을 전제로 하는 결혼예비교육학이 따로 없을 뿐만 아니라 대학입시의 관문을 넘기 위해 안간 힘을 쏟느라 정신없이 보내온 시간들이었으리라.

 

 우리나라에서는 정책적으로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운영하여 가족생활과 교육에 관한 정보와 상담을 하고 있고, 가족문화운동을 전개하여 다양한 가족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가정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예비교육학의 성격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브라질에는 '결혼자격시험' 이라는 것이 있어서 결혼을 하려면 누구나 자격시험에 합격을 해야 한다. 정부의 전문 교육기관에서 부부관계, 자녀교육 등 60시간 교육을 시행하고 시험을 통하여 '결혼 자격증서'를 받는다. 그런 연유로 전 세계적으로 이혼율이 가장 낮은 나라가 브라질이라 하니 일리 있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민간차원의 결혼자격시험제도를 시행해 보았지만 호응도가 낮아서 운영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제 미혼남녀를 위한 준비된 결혼생활 전략을 만들어보기로 하자.

 우선 결혼을 앞둔 남녀는 신체적으로 건강하여야 한다. 결혼 전에 건강검사를 하여 검사결과를 상호 교환하는 일도 무방하다. 질병이 있으면 치료한 후에 결혼하여야 하고 면역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예방접종도 실시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신적으로 건강하여야 한다. 결혼에 의하여 야기되는 정신질환을 보면 시댁의 잘못된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와 관련하여 만성 두통, 우울증, 불안증 외에도 부부간의 신뢰 상실로 인한 의처증, 의부증도 나타나게 된다. 또 자녀 교육에 일관성이 없어 자녀들이 문제 청소년이 되기도 한다.

 결혼 후 새로운 가족 간의 인간관계, 남성 또는 여성에 대한 이해, 원만한 부부관계, 올바른 가정교육, 사랑의 기술 등이 익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애정하나만으로 결혼하게 되면 그 후폭풍을 감내하기가 쉽지 않다.

 

 교육현장에서 오래 종사해 왔고 오랜 기간 가정을 지켜보면서 염두에 두었던 것 중에 결혼예비교육학이란 걸 생각해 오고 있다. 우리 제자들(혹은 결혼적령미혼자)이 최소한 다음에 열거한 책 중에 몇 권만이라도 탐독한다면 건전한 가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우선 일반교양서로 여성학과 남성학을 탐독하자. 남녀 공통이니 남성도 여성학을 여성도 남성학을 익혀야 한다.

 

  여성학에 관심을 갖게 되는 순간부터, 우리는 자신이 학문의 주체이면서 동시에 그 대상이 되고 있음을 깨닫고 당황하게 된다. 또한 스스로를 상당히 '별난 여성'이라고 생각했던 여성도 자신의 그 별남이 그리 대수롭지 않다는 사실을, 반면 스스로를 너무나 '평범한 여성' 이라고 여겼던 여성도 자신이 어떤 면에서 매우 특별한 인간임을 알아차리게 된다.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포괄하는 수많은 의미를 깨달으면서, 여성들은 '나'와 '우리'의 삶을 한 팔에 껴안을 수 있는 넉넉함을 얻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학을 '하면' 아주 자유롭고 행복해진다. 사소한 일에서 거대한 구조를 볼 수 있고, 자신 속에서 모든 여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혜란 [삶의 여성학] 중에서-

 

 남성학이란 남성 그 자체를 대상으로 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남성의 올바른 '남성됨'과 '남성성'을 찾고자 노력하는 것이 이 학문의 목표인 것이다. 남성학은 사회학, 역사학, 심리학, 인류학, 역사학, 사회과학, 의학, 문학, 철학, 종교 등의 폭넓고, 다양한 분야 속에서 다양한 이론적, 비평적 분석방법을 통해서 남성과 남성다움을 연구하고 검토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90년대 후반에 들어와서 미국과 일본의 남성연구에 관한 연구서적들이 번역되기 시작되었으며, 몇 몇 대학에서도 강좌로 개설되고 있다.

 친페미니즘, 반페미니즘, 중립적 입장 등 다양한 남성연구의 입장들은 최근에 와서는 여성학 또는 남성학과 같은 한 쪽 성(性)에만 접근하는 데에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남성학과 여성학이 통합되는 '성학’(Gender Studies)으로 발전되어 가는 추세에 있다. 이는 남성과 여성의 상호보완 또는 상호공존과 상호평등의 입장을 찾아가자는 움직임이며, 이를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남성과 여성의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함이다.      -아시아 여성연구소-

 

 

 결혼 예비교육학에서 추천할 만한 도서는 교육심리학, 자녀와의 대화, 올바른 자녀교육, 사랑의 기술 등이다.

 

 ‘교육심리학’은 교육학과 심리학이 만나 이룬 학문영역으로서 교육의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고 그 현상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심리적인 이론을 동원하여 효과적인 실천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즉 가정교육의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현상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심리적인 이론을 동원한 것이므로 올바른 가정교육방법을 추출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자녀와의 대화’는 현대의 부모들이 반드시 익혀야 할 필수도서이다. 부모들은 누구나 자녀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부모의 과욕으로 인하여 자녀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전제적으로 다스리게 되면 부모와 자녀 간에는 갈등이 깊어지고 만다. 자녀와의 대화(부모와 자녀)를 쓴 기너트 박사는 ‘자녀가 잘못된 행동을 보일지라도 결코 자녀의 성격(못된 놈 등)을 논하지 말고 상황만을 말하라.’는 충고를 하고 있으며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무분별한 칭찬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있다.

 

 ‘올바른 자녀 교육’에 관련된 도서는 발달단계별로 이루어져야 할 교육방법을 제공한다. 이 도서를 통하여 태아교육, 유아교육, 초등교육, 중등교육, 고등교육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알맞은 교육방법을 익혀야 한다. 이 도서는 자녀의 바른 습관 기르기, 민주적 양육방식, 부모의 언행, 유전과 환경의 조화, 자주적 행동 육성 등에 관한 지침이 된다.

 

 ‘사랑의 기술’이라는 도서를 추가한 것은 부부간에 사랑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부부ㆍ가족 심리치료 전문가 존 가트맨이 안내하는 ‘부부를 위한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을 보면, 많은 사람들은 편안하고 안정적인 부부 관계를 바라지만, 사소한 말다툼만으로도 어긋나기 쉬운 것이 부부관계라면서 부부 사이의 갈등을 풀어주는 기술이라든가 잃어버린 로맨스를 되찾아주는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기술을 공개하고 있다. 에리히 프롬이 쓴 ‘사랑의 기술’ 또한 권장 도서이다. 성숙한 사랑의 고전이 된 이 책은, 사랑이란, 감정이나 느낌이 아니며, 의지이자 노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사랑이란, 결의이자 판단이며 약속임을 강조하면서 정신분석학적으로 사랑의 본질을 분석ㆍ해석하고, 사랑의 이론과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선택이 결혼이라고 본다. 결혼을 앞 둔 예비부부들이 집을 장만하고 가구를 사고 살림을 마련하는 것 외에 더 중요한 것은 결혼 예비교육학을 익히는 일이다.

 

 부부와 자녀와의 관계, 더 나아가서는 새로운 인간관계를 갖게 되는 결혼생활. 이제 법적인 결혼 자격을 갖춘 미혼 남녀여러분은 여성학과 남성학을 공통으로 하고 ‘교육심리학’에서는 인간발달과 개인차, 학습에 관한 이론, 학습동기 등을 중점적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자녀와의 대화’에서는 자녀와의 구체적 대화법, 칭찬과 꾸중의 새로운 방법, 관용과 제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부모와 어린이 등을 눈여겨보아야 하며, ‘올바른 자녀교육’은 관련도서가 무수히 많으므로 태아기로부터 성년에 이르기까지의 교육방법을 자세히 안내한 도서를 선택하면 된다. ‘사랑의 기술’은 사랑의 이론과 실천방법에 주목하면 좋을 것이다.

 

 아무쪼록 결혼을 앞 둔 여러분에게 결혼 예비교육학이 성실하게 전수되기 바라며 이를 바탕으로 바른 가정에서 바른 자녀를 기를 수 있게 된다면 이보다 더 큰 보람이 있겠는가.                            

 

(2009. 3.30)

 

 

출처 : 육아 및 교육방법 연구노트
글쓴이 : 문기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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