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이의 육아방식 맛보기
히라이 노부요시의 육아법(아이를 꾸짖기 전에)
1. Hirai는 어떤 사람인가?
Hirai는 1919년 3월 일본 토쿄에서 태어났습니다. 東京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뜻한 바 있어 또다시 東北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그 후 모자 애육회 애육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어린이집 원생들을 연구 목적으로 돌보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연구소 근무를
마치고 오차노미스(茶の水)여자대학 교수로 봉직하면서 유아연구를 계속하였으며, 1970년 大妻여자 대학으로 옮겨 20년간 근무하였고 정년 후에도
계속하여 비상근 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의학박사로서 유아보육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아동학 연구회장직을 맡은 바 있습니다.
저서로는 '등교 거부아' '자폐아의 보육과 교육' '잃어버린 모성애' '어린이의 능력을
알아내는 법' '좋은아이 나쁜아이' '걱정되는 어린이들' '가정교육과 친자관계' 등 다수가
있습니다.
2. Hirai의 교육관
Hirai의 교육관의 기저에는 '성선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성선설은 인간의 본성을 선하게 보려는 입장입니다. 성선설의
주창자는 맹자라고 할 수 있는데, 맹자는 인간은 본래 그 성품이 선하기 때문에 각자가 본성적으로 선한 것을 토대로 하여 행동을 하게 되면 성인도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구에서는 18세기 중엽 루소에 의하여 성선설이 주창되었습니다만, 그는 그의 저서 '에밀'에서
인간은 본시 악한 것이 아니라 선하다고 주장하였던 것입니다. 인간은 출생 시에 어질고 티없는 선한 성품을 지니고 태어나게 되지만 어른들의 풍습과
관습에 오염됨으로써 악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루소의 성선설은 어린이를 혹독한 훈육에 의하여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Hirai의 교육관과 유사한 현대 교육가로서 니일을 들 수 있습니다. 니일은 영국의 서포오크에 섬머힐이라는 학교를 설립하여
약 50년간 자유교육을 실천한 분입니다. 그도 역시 성선설을 수용하여 그 믿음을 결코 바꾸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어질기
때문에 성인의 어떤 암시도 받지 않고 혼자 자랄 수 있게 한다면 아이들은 발전할 수 있는 데까지 발전할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Hirai도
니일의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은 동양의 교육학자이자 의사인 셈입니다. Hirai는 '나는 어린이가 하는 일에 악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3.Hirai의 육아원칙
어린이의 장난질을 지켜 보라
어린이의 장난질은 호기심의
표현입니다. 영아가 몸을 이동할 수 있게 되면 주위의 모든 사물을 탐색하게 됩니다. 이러한 장난질은 탐색활동이며 스스로 무엇인가를 발견하려는
의욕의 한 표현인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장난질을 막게 되면 어른스런 아이가 되어 자기의 뜻대로 과업을 행하지 못하는 아이가 되고
맙니다.
어린이에게 무한한 자유를 주어라
자발성의 발달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어린이에게 자유를 주는 것입니다. 자유란 방임과는 다른 것으로서 제멋대로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아닙니다. 어린이가 하고 있는 일에 눈을 떼지
않으면서 가급적 지시, 명령, 통제 등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말참견하거나 손을 거들어주지 않는 가운데 주어지는 자유야말로 자발성, 즉
하고자 하는 마음을 생성케 하는 필요 불가결한 양육방식입니다.
어린이를 어린이답게 키워라
어린이답다는 것은 어떤 어린이를 말하는가. 장난스러운
어린이, 농담을 할 줄 아는 어린이, 친구들과 말다툼을 하거나 심지어는 싸움도 불사하는 어린이, 부모의 말을 듣지 않거나 이유를 물어보는 어린이
등 여러 가지 형태로 그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어린이는 가끔 버릇이 없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을 거짓없이 표현하는 진정
좋은 어린이의 모습들인 것입니다.
어린이의 발달과정을 알고 양육하라
흔히 어린이는 어른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그러나 어린이는 독자적인 존재이며 하나의 인격체인 것입니다. 그들을 존중하는 부모야말로 존경받는 부모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부모는 어린이의
발달과정을 숙지하여 발달 단계에 따른 발달과업을 성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게젤의 연령별 표준행동목록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성숙주의적인 입장에서 볼 때, 준비성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양육방법이 선택되어져야 합니다. 이 원칙은 현대적인 표현을 빌면 교육의
적기성(결정적 시기)을 헤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머와 농담을 조장하라
웃음이 넘치는 가정을 상정해 보십시오. 가정에 활력이 있고
평온함이 흐르며 마음의 벽이 없어집니다. 그러나 웃음이 없는 엄격한 가정을 상정해 보십시오. 모든 행동이 틀에 얽매어 무미건조한, 웃음이 없는
가정생활이 되고 말 것입니다. 유머는 사랑이 통하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익살과 농담이 있는 가정이야말로 사랑이 넘치는 안식처가 된다는 사실을
바르게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꾸짖지 않는 교육을 실천하라
어린이는 간신히 몸을 이동할 수 있게 되면 곧 장난질을
시작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러한 장난으로 입은 피해는 부모가 떠 안게 되어 곤란한 사태가 벌어지게 되고 자연히 어린이를 꾸짖게 됩니다.
그러나 부모나 양육자는 조용히 어린이의 행동 결과에 대하여 호소하여야 합니다. '할아버지는야, 이것을 고치려면 돈이 많이 들어요'라고 호소하면
다시는 그런 장난은 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또 휴지통을 엎지르고 더러운 쓰레기를 만지작거리는 유아에게 나무램이 없이 '뿅뿅'하면서 엄마가
쓰레기를 주워담으면 아기도 따라서 주워담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쓸데없는 장난은 졸업을 하게됩니다.
어린이에게 무엇이든지 도전하게 하라
어린이의 창조성에 기초한 도전을 지켜보면 어린이는
무한한 잠재가능성을 가진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어린이의 창조성은 가끔 엄격한 가정의 버릇주의에 의해 감춰지고 맙니다. 어린이에게
도전할 수 있는 자유를 주고 어린이의 생각에 맡기면 창조적인 일을 행할 수 있게 됩니다.
어린이 스스로 발달해 가도록 느긋하게 지켜 보라
어린이의 독자성을 인정한다면 스스로
발달해 가도록 지켜보아야 합니다. 어린이가 행하는 일을 보고 있으면 꾸물거리고, 자주 실수를 하기 때문에 성급한 부모나 양육자는 곧 손을 써주게
됩니다. 그러나 어린이에게 내맡겨보면 비록 진전 속도는 느릴망정 여러 번의 시행과 착오를 거듭하는 동안에 바른 결과를 얻어내게 되고 새로운
방법이 창안되기도 합니다.
부모가 성급할수록 결과만 중시하게 되어, 어린이의 창의성은 묵살되고 행동은 위축되는
것입니다.
감동하는 부모가 되라
부모의 감성으로써 하고자하는 마음은 길러집니다. 어린이가 해낸
일에 대하여 감동할 수 있는 부모가 되라는 것입니다. 어린이는 인정받기를 기대하면서 행동합니다. 일의 수행 결과가 자랑스러울 때 어린이는 격려와
칭찬을 받고자 합니다. 부모가 진실로 감동하는 장면이 많아질 때 아이는 의욕이 넘치게 됩니다.
버릇들이기를 중지하라
버릇들이기는 철저한 훈육 하에서 가능합니다. 긍정적인
훈육이 주어지는 경우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나친 버릇주의는 어린이다운 어린이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무엇 무엇을 하여라' '무엇 무엇을
하여서는 안돼'하고 명령하는 것이 버릇들이기의 전형적인 방법입니다. 이러한 명령은 어린이가 순종하기를 바라는 양육자의 일반적인 태도입니다.
무조건 순종하는 상황에서는 자발성이 위축되며 과제의 발견이나 자기 실현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명령적 압력에 의한 버릇들이기는 중지되어야
합니다.
4. Hirai 육아법에 대한 중요한 판단
양육방식의 유형은 유아의 발달에 관한 견해가 각기 다른 데서 형성되었습니다. Hirai와 같은 성숙주의자들의 경우에는 유아중심의 양육패턴을 형성하였고, Skinner와 같은 행동주의자들의 경우에는 행동의 형성(shaping)을 인위적으로 가능케 하는, 이른 바 부모중심의 훈련식 양육방식을 형성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양대 지주는 지금도 상존하고 있습니다. 양자 공히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숙주의자들은 지나치게 허용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과보호적이어서 오히려 좋지 않은 인성을 형성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애정이 흐르고 유아 존재를 인정하며 존중하는 풍토이므로
Hirai와 같은 육아 원칙을 고수한다면 바람직한 양육 패턴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행동주의자들은 가시적인 변화를 추구합니다. 외현적인 행동의
변화를 조작적으로 형성하고 유지시키기 때문에 얼핏 바람직한 양육 패턴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처럼 기계적인 양육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형성된 바람직한 행동도 쉽게 소거되기 십상입니다. 기본생활습관을 형성시키기 위하여 갖은 노력을 다 하는 부모나 양육자들이 고려하여야 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물론 행하다보면 성격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렸을 때 들여진 버릇이 오래가는 이유는 바로 그것입니다. 다만 버릇들이기식
지배적 양육방식이 아니어야 합니다.
요사이는 양자의 통합론으로서 상호작용주의 육아방식을 채택합니다. 타고난 품성을 그대로 개발하도록 돕는 한편 환경적인
요인을 첨가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양육방식은 인지 교육적 관점에서도 형성되고 있습니다. 특히 의욕에 넘치는 어린이로 기르기 위하여 부모가 보다
추상적인 언어로 자녀의 질문과 요청에 응답하고, 사물에 대한 호기심을 조장합니다. 합리적인 판단에 의존하고, 행동의 결과보다는 행동의 의도에
따라 규제합니다. 자녀의 충동표현을 즉각 수용하기보다는 그 충동을 약간 유예하도록 훈련하기도 합니다. 물리적인 상벌을 지양하고 심리적인 상벌을
택합니다. 그리고 장기적인 성취목표를 제시하는 방식이 그 예입니다.
부모 또는 양육자는 이상의 발달에 관한 철학적 신념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양육 방식을 결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본 Hirai의 육아법은 인간중심 교육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는 것입니다.
'꾸짖기 전에 읽는 책' 편역자 문기정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