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정치 활동
정치 활동 placement service, 定置活動
교사나 부모들의 자녀 진로지도와 관련하여 정치 활동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정치(定置)라는 말은 자리를 정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정치 활동이란 취업을 알선하는 일이라든가, 진학 또는 진급, 특별활동의 선택 등과 같이 선택적 결정을 내리게 될 때,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의사결정을 하도록 돕는 일이다. 이때 부모나 교사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조정과 협조를 하는 것이다. 초·중·고에서는 정치활동이 일반교사나 상담실의 카운슬러에 의해서 이루어지기도 하고 대학에서는 인력정치센터(placement center) 같은 것을 설치하여 이 문제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도록 하고 있다.
지난 11월 10일,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제히 치러졌다. 금년에는 전반적으로 문제가 쉬웠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변별력이 떨어지고 진학지도에도 세밀한 컨설팅이 필요하게 되었다. 입시 업체들의 가채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언어ㆍ수리ㆍ외국어 등 거의 모든 영역과 과목이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수시모집 전형에서는 논술이 큰 영향을 끼치겠지만, 정시모집 전형에서는 그래도 반영비율이 높은 수능의 영향력이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시험이 쉬워 두터워진 중ㆍ상위권 수험생을 중심으로 하향ㆍ안전지원 양상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학생의 성취도에 따라 대학을 선택하고, 학과를 선택하여야 하는데 부모나 교사의 욕심 때문에 무리하게 지원을 하게 되었을 때의 부작용이다.
우리는 평소에 적성을 이야기하다가도 막상 입시에 이르면 학교의 레벨을 문제 삼는다.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 국립대학과 사립대학,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중요한 것은 대학의 면학분위기라고 생각한다. 일류대학에 진학했다 해서 자만하고 학업을 게을리 하는 것 보다는 이류 대학이라도 면학의 틀이 잡힌 대학이라면 그 대학을 선택한 학생의 학구열에 따라 성취의 질이 달라진다.
지금은 학력보다 능력을 우선시하는 사회로 바뀌고 있고, 지식과 기술이 급히 발달하는 사회이다 보니 개인의 부단한 연구와 노력 없이 학벌에만 의지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생존하기 어렵게 되었다.
지식과 기술의 증가 속도를 한 때 다음과 같이 표현했었다. 서기 원년-1750년까지의 지식과 기술의 양을 1로 보았을 때 그 후 150년 동안 2배, 그 후 50년 간 4배, 그 후 10년 간 8배의 양만큼 늘어났다는 것이다. 곧 지식의 총량이 8배가 된 해가 1960년이라는 말이다. 지금 2011년을 기준으로 본다면 인류 역사이래 지식의 양은 얼마가 될지 가늠하기조차 힘들 정도이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눈 깜짝할 사이에 급변하고 있으니 일류대학 졸업장만 타령할 일이 아니다.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자기 자아개념(자신이 자신을 보는 눈)이나 장래의 인생관이 형성되어가는 시기이다. 또 직업 적성이나 흥미분야가 확실하게 나타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때는 자신의 장래를 설계하기도 하고 예측해 보기도 한다. 즉 진로를 탐색하는 갈등기이다.
진학 정치활동으로서 대학의 학과를 선택하는 단계를 상정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학과 탐색 자신의 관심 영역과 학교의 개설학과를 탐색하는 단계이다. ②학과 조직화 진로 또는 장래의 생활방식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주관적 요인과 객관적 요인을 함께 고려하여 학과를 구체적으로 체계화하는 단계이다. ③잠정적 학과 선택 단일 또는 복수의 학과를 잠정적으로 선택한다. ④학과 조정 해당학과 진학과 관련된 여건(내신 또는 수능 성적, 지역 등)을 고려하여 학과를 조정한다. ⑤학과 선택 학과를 선택하고 자신의 수준에 맞는 학교를 선택한다.
해당 학생은 자신의 진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①자아개념(자신이 자신을 보는 눈,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보는가?)과 현실 여건을 탐색하여야 한다. ②자기의 학과 선택이 자기의 가치관(행동방식)과 동질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③잠정적 진로 목표를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목표로 전환하여야 한다. ④최종적으로는 부모나 교사가 진로를 결정하는 게 아니고, 본인이 명확하게 결정하여야 한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들여다보자. 195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잡스는 양부모에게 입양되었다. 양부모는 그를 리드 대학에 진학시켰는데, 1학기만 수료하고 학업을 포기한 상태였다. 그는 연설을 통하여 입양되는 순간에 자기의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가 어렸을 때는 자칭 문제아였고 5학년이 되어서야 학과 공부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가 컴퓨터를 처음 본 것은 12세 때 휴렛패커드사에서 였다. 고1때 그는 그 회사에서 일을 했다. 한 때는 스테레오 음향장치를 수리해서 친구에게 파는 등 고등학교 때부터 사업수완을 발휘했다. 대학에 입학한 그는 2년 동안 뚜렷한 목표 없이 방황하였다. 한 학기만 학교를 다니고 그 후 1년 동안은 대학 주위를 겉돌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몰두했다. 막대한 등록금을 내고 6 개월 만에 자퇴를 하였으니 대학교육을 가치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자퇴는 했지만 1년 반 동안 도강을 했고 듣고 싶은 수업만을 골랐다. 그 때의 경험이 애플에서 컴퓨터를 만들 때 고스란히 이용되었다. 잡스에게는 성공비결이 있었다. 그는 위험부담을 피하려 들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미래를 정확히 예견하고 시장을 선도할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 내는 것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잡스는 2007년 우리가 선호하는 아이폰 3g를 개발하면서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그는 올 해, 췌장암으로 투병 중 사망하였다.
잡스는 대학을 중퇴하였지만 자신의 목표를 향해 꾸준히 연구하고 사업을 확장시켜 오늘,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글을 통해서 경계하고자 하는 것은 대학에서의 학문 연구를 소홀히 해도 된다는 뉴앙스를 갖지나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진학을 앞둔 청소년들에게 대학교의 졸업이라는 레벨보다는 학문 탐구와 부단한 자기 계발을 통하여 자기를 실현할 수 있도록, 부모나 교사의 적극적인 정치활동(조정과 협조)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201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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