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理放談

명절, 며느리 심리

문기정 2011. 9. 21. 08:28

 

 

명절, 며느리 심리

 

 

 

매스컴을 통해 발표된 사실이지만 명절 뒤 끝에 이혼율이 높다고 한다. 많은 경우 시댁에서의 스트레스 때문이다.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전국 법원에 접수된 협의 이혼의사 확인 건수는 매년 설날이 들어 있는 2월과 추석이 들어 있는 9월을 전후해 최고 수치를 기록했으며, 모 법률사무소의 경우에도 평소 하루 이혼상담건수가 20~40여건 정도이지만 명절이 끝나고 나면 20~30%정도 늘어나고 심한 경우 50%까지 상담이 증가했다고 한다.

한 부부의 명절 이후 냉전 원인은 명절 후유증. 추석을 쇠러 본가와 처가를 들르는 동안 추석 용돈이 첫 번째 다툼의 원인이었고, 추석 선물과 늦은 밤까지 술상을 차리게 했던 것이 또 다른 다툼의 원인이 됐다. 즐거워야 할 추석 명절 내내 부부는 전쟁을 벌였고 싸움은 집에 돌아와서도 이어졌다.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자 남편은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시며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결국 이혼법정에 서게 됐다는 것이다.

 

며느리가 시댁에서 겪는 스트레스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고부간의 스트레스, 동서간의 스트레스, 시댁 형제자매간의 스트레스, 남편과의 스트레스 등등.

 

예로부터 고부간의 스트레스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왔다. 대가족 하에서의 고부간의 갈등은 말할 것도 없고, 모처럼 방문한 시댁에서의 고부간의 갈등 또한 만만치 않았다.

왜 고부간은 원만하지 않은 경우가 많을까!

그것은 자식을 상실한 모정과 아내에게 빠진 자식에 대한 배신감과 피를 나누지 않은 양자 간의 이질감 등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리라.

 

동서 간의 갈등 또한 시부모의 편애와 불공정한 대우, 상호간의 경쟁에서 야기되는 경우가 많다.

동서 간에 의사소통이 미약했거나 시댁 살림에 도움을 주는 기술에 차이가 있거나, 시형제의 사회적 지위에 격차가 크거나, 양가 간의 비교대상이 형성되는 경우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시댁 형제자매간의 스트레스는 인간관계의 문제이다. 시댁 형제자매의 눈에는 며느리를 보는 기준이 부모에게 놓여진다. 부모에게 하는 것을 봐 가면서 그들의 관계수위를 조절하는 경우가 많다. 며느리가 부모에게 정성을 다 하면 시댁 형제자매도 그를 인정하고 존중하겠지만, 눈치가 보이면 자연히 등을 돌리고 만다. 예부터 시누이 구박이라는 게 있어 왔다. 피를 나누지 않은 법적 관계이고 보니 그 정의 깊이가 다르게 되리라.

 

남편과의 스트레스는 시댁에서의 남편의 행동에 따라 달라진다. 아내를 존중한 나머지 지나치게 두둔하거나, 아내가 할 일을 남편이 대리하거나 하여 시댁의 눈총을 사게 되거나, 아니면 앞의 사례에서 보이는 것처럼 지나치게 하대를 하여 존재감을 상실하게 한다면 시댁에서의 며느리는 심한 스트레스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명절 탓만이 아니지만 특별히 명절 때의 며느리 심리를 들추어 보는 것은 결혼한 여성이면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상황이다 보니 상황을 반전시키는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어서이다.

 

며느리는 어떤 존재인가.

 

그는 내 자식을 보호하고 지탱해 주는 사람이다.

자식에게 아내가 있어 기족이 형성되고,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건강을 지켜준다. 그리고 인생의 반려자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악처라도 곁에 있는 게 좋다는 우스갯소리도 있거니와 인생이 영글어 갈수록 아내는 항상 곁에 있기를 원한다.

요새 노인들의 말을 인용하자면, “이 세상에 믿을 자는 단 한사람이다. 그는 내 아내일 뿐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내 자손을 번성하게 하는 사람이다.

며느리는 가정의 대를 이어주는 사람이다. 자식을 갖게 되면 어떤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그를 반듯하게 키워내려고 한다. 주변의 눈총도 두려울 게 없다. 오직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우리 가정을 위해 이런 노력과 정성을 들이는 사람이 또 있을까.

 

그는 끝까지 남아서 시부모를 봉양하는 사람이다.

며느리는 시부모 봉양을 마치 자기의 의무인양 받아들인다. 낳아준 아들과 딸자식이 많건만 굳이 그들에게 봉양을 미루지 않는 사람이다. 궂은 말을 들어가면서도 시부모를 모시는 정신은 남아 있다. 늙은 시부모를 가정에서 요양하거나, 불가항력일 때라도 부모를 외면하지 않고 요양시설에 편히 모시기도 한다. 고려장이니 밀실감금이니 하던 옛날과는 사뭇 달라졌다.

며느리의 친부모와 시댁부모가 세상을 달리했을 때, 개인의 사정 상 참례하지 못하는 경우란 친부모 쪽인 것이 며느리이다.

 

그는 가풍을 이어주는 사람이다.

집집마다 대대로 이어오는 가풍이 있다. 이를테면 관혼상제, 기본 예법 등의 법도가 있는 것이다. 물론 부모로부터 전수는 받지만 그 법도를 이어주는 사람이 곧 며느리이다.

며느리가 없다고 가정할 때, 가정 법도는 파괴되고 더 나아가서는 붕괴되고 만다.

 

이렇게 보면, 며느리는 가정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존재이며 가장 존중 받아야 할 기둥이다. 명절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며느리를 내 집 기둥으로 생각한다면 그들에게 스트레스를 줄여주어야 한다.

 

시부모는 며느리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손님과 같은 존재로 대하여야 한다.

동서 간에도 경쟁하지 않고 서로 협동하려는 참마음이 있어야 한다.

시댁 형제자매는 새로운 형제자매로 인식하고 항상 그를 도우려는 자세가 갖춰져야 한다.

남편은 아내에게 어떠한 경우라도 존중하고 처지를 이해하며 진심으로 도와야 한다.

 

세상의 며느리 자신들도 자신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시댁과 친정의 구별을 심하게 하지 않으면서 가족의 일원으로서 사랑을 나누어 갖도록 하여야 한다.

 

이 기회에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일반적인 방법을 알아보자.

 

이시형은 생각을 바꾸기를 권한다.

이 박사는 갖가지 신경성 질환(스트레스 포함)은 밝고 긍정정적인 마음가짐과 일상생활로 이겨낼 수 있다는 슬기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두통, 소화불량, 불면증을 도시인의 3대 신경성 질환이라 지적했다. 이 병은 모두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이다. 스트레스는 자체가 객관적이지만 이것이 우리 신체에 영향을 미치려면 마음이라는 곳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누구나 마음먹기 따라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는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주장이다. 소화불량이나 몸살 등 비교적 작은 병은 더 큰 병에 걸리지 않도록 경고하는 전초병으로 받아들이는 긍정적 시각을 가질 것을 권하고 있다. 그는 특히 몸살을 신의 축복이라고 말한다. 부지런한 사람만이 몸살을 앓게 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자신이 열심히 살았다는 데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적극적 일상생활로 신경성 질환을 이겨낼 수 있다면서 아침 일찍 일어나 7시 조기출퇴근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오전 8시가 중추신경활동이 가장 왕성한 때이기 때문에 출근길에서 이를 허비하지 않도록 하는 배려이다.

집근처의 건설현장 소음 때문에 불면증인 사람도 소음의 원흉인 건설회사의 주식을 사면 간단히 불면증을 고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 지어라, 밤새도록 지어 주가가 치솟으면 나도 부자가 될 거야.’라는 생각에 소음이 자장가로 들린 다는 것.

며느리의 스트레스도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문제 중심으로 대처하라고 한다.

문제 중심 대처란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상황을 평가하고, 그것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어떤 해결책을 만들어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즉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원인을 규정하고 대안적인 해결책을 만든다. 그리고 대안들을 저울질하여 좋은 방안을 선택하여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며느리의 스트레스도 문제중심으로 해결할 수 있다.

 

약은 심리학자들은 방어기제의 사용을 권한다.

방어기제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하여 무의식적으로 현실을 왜곡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위협적인 충동이나 생각을 의식 밖으로 밀어내는 일이라든가. 그럴듯한 설명이나 이유를 붙여서 불쾌한 현실을 피하는 행위 등이 그것이다. 때로는 어떤 사람이나 대상에게 향한 감정을 다른 대상에게 옮겨서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또 공격적 충동이 일면 사회적으로 승인되는 방식으로 변용하여 축구를 하거나 샌드백을 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들이 스트레스는 해소될지언정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닐 경우가 있다.

며느리의 스트레스도 방어기제로 헤어날 수 있다.

 

상담자들은 다정한 조력자를 두라고 한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자나 사회기관을 통하여 사회적 지지를 얻게 하는 방법이다. 사회적 지지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부모나 친구, 상담자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처지를 친구에게 털어놓음으로써 마음의 평정을 얻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적극적 방법이다.

며느리의 스트레스도 다정한 조력자가 도움이 된다.

 

이 세상에 어느 며느리를 구박하려드는가. 며느리는 소중한 가정의 기둥이다. 며느리도 한 인격자다. 그들의 인격을 함부로 훼손시킬 권리는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현실적으로 며느리들은 스트레스를 받게 마련이니, 그 스트레스를 신속하게 소진시킬 합리적인 방도를 찾아야 할 것이다.

 

(201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