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전쟁 없애기
밥상머리 전쟁 없애기
영유아기에는 밥 먹이기가 쉽지 않다. 밥은 먹여야겠는데, 음식을 입에 넣고만 있는 아이, 밥그릇을 엎지르는 아이, TV에 눈이 팔려 밥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아이, 심지어는 밥을 안 먹으려고 아프다는 둥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이가 밥을 안 먹으면 영양이 결핍될 게고, 운동능력도 저하될 뿐만 아니라 군것질을 하게 될 판이니 어떻게 해서라도 밥을 먹여야 하겠는데 정작 부모나 할머니들은 대책이 허술하다.
밥을 수저에 떠서 입에 넣어주기도 하고, 밥을 잘 먹으면 과자를 사주겠다고 얼러보기도 하고, TV를 꺼버리고 밥을 먹어야 볼 수 있다고 윽박질도 해 보고, 자주 안 먹으려고 하니까 숟갈 가득히 떠서 입어 넣어주기도 하고 쫓아다니면서 밥을 먹여주는 경우 등 다양한 방법을 써본다.
이런 일이 끼니마다 벌어지고 있으니 부모나 할머니는 답답하기만 하다.
밥상머리 전쟁. 의학적으로 심리적으로 풀어보자.
밥상머리 전쟁 해소의 기본수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아이가 이유식을 먹을 때부터 씹는 연습을 시켜야 한다.
이유식은 빠르면 생후 4개월, 보통은 5개월- 6개월에 접어들면서 시작하게 된다. 이유식은 부족한 영양을 보충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씹는 연습을 하는 데도 의의가 있다. 그러므로 이유식은 젖병이 아닌 숟가락으로 떠먹여 씹는 운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기가 싫다고 거부하거나, 입에만 물고 있다가 뱉어내면 어머님들은 다시 젖병이나 엄마 젖을 물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매우 좋지 않은 방법이다. 젖을 빨게 하면 힘을 들여 씹어야 할 필요가 없어지니까 아이는 점점 더 밥을 거부하게 되고, 결국 밥을 먹이기가 더 힘들어지게 된다.
아이가 요구하는 것을 무조건 다 들어주면, 아이는 고집쟁이가 되기 쉽다.
둘째, 뱃골을 늘려주어야 한다.
뱃골이 작은 아이들은 하루 종일 밖에서 뛰어놀고 와도 집에 와서 밥을 찾지 않는다. 이런 아이들을 잘 살펴보면 음식을 씹어 삼키는 훈련이 잘 안 된 경우가 많다. 옛 어른들은 "뱃골을 늘린다."면서 아이들에게 억지로라도 씹어 삼키게 했다. 좀 무지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이 과정은 말 그대로 뱃골, 즉 씹어 삼켜 위에서 음식을 받아들이는 기능을 향상시키는 과정이다. 이렇게 훈련이 안 되어 아예 안 먹는 아이들은 무작정 굶기다가는 큰일이 난다.
성숙과 기초 훈련이 필요함을 강조한 내용이다.
셋째, 배고픔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을 때 한약을 지어 먹이려는 엄마가 있다. 한약사는 보약 대신 아이를 굶기라고 권한다. 엄마는 농담하는 줄 알지만, 나중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배가 고프게 하기 위해서는 간식을 과감하게 끊어야 한다. 매정해 보이더라도 아이에게는 최소한의 간식만 주는 것이 좋다. 물론 때로는 그 간식마저 끊을 필요도 있다. 식탁에서 아이가 밥을 전혀 안 먹을 경우 안쓰러워서 인스턴트 음식을 줘버리면 정말 곤란하다. 아이가 하고픈 대로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지만 때로는 더 큰 사랑을 위해 아이에게 배고픔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좋은 것이다.
First Meals의 저자 애나멜 카멜은 "아이가 잘 먹지 않더라도 항복하지 말고 버티라."고 얘기한다. 아이가 배가 고파지면 결국 먹게 돼 있다는 주장이다.
심리학자들이 동물을 통하여 음식을 취하는 실험을 할 때도 동물이 배고픈 상태에서 출발한다.
이번에는 밥상머리 전쟁을 없애는 방법을 제안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자.
한의사가 추천하는 식욕부진 해소법
1. 인스턴트 음식을 끊어라.
기름에 튀긴 과자,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라면, 피자 등의 인스턴트 음식은 아이의 위장을 늘어지게 하고 무력하게 만들며 헛배만 부르게 해서 입맛을 잃게 한다. 또 영양소는 없고 열량만 많아 아이를 뚱보로 만들게 된다. 조금 매정하게 보이더라도 간식은 최소로 하는 것이 좋다.
2. 칭찬을 많이 해주어라.
다른 일도 다 마찬가지지만 먹는 것에 있어서도 칭찬은 나무라는 것의 10배 이상의 효과가 있다. 잘 먹는 것이 있으면 동네방네 떠들며 칭찬해주고, 다른 음식들도 잘 먹을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혹은 예쁜 밥그릇을 사주고 그 그릇엔 아이만 먹을 수 있다고 얘기하며 부추겨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영유아에게는 칭찬의 효과가 크다.
3. 씹어 먹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줘라.
이유식을 할 때부터 이것저것 음식을 조금씩 먹이면서 고루 먹는 습과, 씹어 먹는 것의 즐거움을 가르쳐춰야 한다. 너무 부드럽고 고운 음식 또는 유동식을 오래 먹을 경우, 씹어 먹는 것이 귀찮아지고 씹어 먹는 즐거움을 모르게 되어 편식이 심해질 수 있다. 손쉬운 햄이나 소시지 등의 잦은 등장은 아이의 편식을 부추기게 되므로, 쓰고, 맵고, 시고, 달고, 짠, 오미가 고루 갖춰진 식단으로 밥상을 차려주어야 한다.
반복되는 경험에 의하여 먹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4. 아이는 부모에게서 가장 많이 배운다.
식탁 습관도 부모에게 영향을 받는다. 부모가 편식을 한다면 아이가 커갈수록 "골고루 먹어라"는 말은 설득력이 약해진다. 부모부터 음식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교육이다.
소위 사회적 학습이다. 부모가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5. 배와 등을 자주 만져줘라.
배가 자주 아프다는 아이들 중에 아이스크림이나 찬 음료수, 과자 등을 과식해서 그런 경우가 많다. 약보다는 엄마의 손으로 배를 문질러 주고, 등을 만져주어라. 등에는 내부 장기에 반응하는 혈 자리들이 많이 있다. 배와 등을 만져주어서 약간 따뜻하게 열이 나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소화기를 따뜻하게 해주고 소화기 활동력을 높여준다. 엄마 손은 정말로 약손이다.
6. 이렇게 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한방에서 식욕부진의 원인은 비위(소화기계)가 약한 경우, 위장에 열이 많은 경우, 선천적으로 허약한 경우, 신경이 예민하여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 체한 증상이 있는 경우 등인데, 이런 아이들은 뱃골이 크지 못해서 밥을 안 먹는 경우다. 이런 아이들은 각각의 원인에 따라 비위를 강화하거나 위열을 내려주어 위장의 활동성을 되살리고, 기혈을 보하고 체기를 내려주는 등의 치료법을 통해 약한 비위의 기능을 회복시켜주어야 밥을 잘 먹을 수 있다.
밥상머리 전쟁 해결사례
* 음식을 물고 다녀요.
만 2세 된 딸아이인데요. 밥을 주면 안 삼키고 내내 물고 다녀요. 돌아다니면서 먹으니 밥 몇 숟가락 먹이려면 온 집안을 누비고 다녀야 합니다. 식사 시간 내내 속이 끓어요.
-조금씩 넣어주고, 씹는 소리의 ‘재미’를 알게 하자. 만 2세 정도면 식탁에 제대로 앉아서 먹는 법을 가르칠 때이다. 한자리에 앉아서 먹게 하고, 다 먹은 뒤에 다른 놀이를 하게끔 유도한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입에 넣어주면 씹으려고 하지 않을 수 있으니 조금씩 입에 넣게 한다. 씹을 때마다 재미있는 소리가 난다는 것을 인식시켜 씹는 재미를 붙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밥그릇을 뒤엎어요.
15개월 된 아이에요. 숟가락과 포크에 관심이 많은데, 이렇게 저렇게 음식물을 찔러보다가 그만 식기를 뒤엎어 식탁을 난장판으로 만듭니다.
-절반 이상은 흘리는 시기이다. 숟가락과 포크에 관심은 많지만 아직 손가락 사용은 서툴기 때문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숟가락과 포크 사용법을 가르친다. 젓가락은 손가락 사용이 원활해지는 만 3세 후부터 시작할 수 있다. 이때는 바닥이 넓은 그릇을 준비해주도록 한다.
단, 한 번 그릇을 엎어보니 재밌어서 반복하는 경향이 있으면 단호히 제재를 가한다.
* TV나 비디오를 보면서 먹으려고 해요.
26개월 된 딸아이가 밥 먹는 시간에 꼭 TV나 비디오를 보려고 해요. 식탁으로 오라고 하면 떼를 쓰고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TV앞에 갖다 주면 그때서야 먹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TV 프로그램과 식사 시간이 겹쳐지지 않도록 조절해준다. 그리고 부모나 형제가 이런 버릇이 있다면 당장 고쳐야 한다. 아이가 그래도 따라 하기 때문이다. TV 앞에 계속 있으려 하면 굶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이들은 먹는 것을 제한할 때(벌) 서러워한다.
* 밥 먹을 때 계속 돌아다녀요.
24개월 된 아들이 밥 먹을 때 온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먹어요. 식탁에 앉혀놓으면 몸부림을 치고 먹지도 않아요.
-인형으로 유도해 본다. 식탁위에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을 두고, 그 인형이 식탁에서 밥 먹는 것처럼 만들면 아이가 흥미를 느껴 식탁에 앉는 경우도 있다. 아이와 함께 돌아다니면서 밥을 주는 건 금물이다. 돌아다닐 때는 밥을 주지 않는 게 좋다. 식탁에 음식을 차려놓고 아이 스스로 찾아올 때까지 기다린다.
* 밥 먹으라고 하면 아프대요.
만 3세 된 딸아이가 잘 먹지 않는 편입니다. 밥 먹으라고 하면 귀가 아프다. 손이 아프다. 입 안이 아프다면서 괜히 징징거립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안 먹으려고 해요.
-믿는 척해주며 다독인다. ‘아프다’는 것은 먹기 싫어서 찾는 핑계거리다. 아이의 하소연을 무시하지 말고 아이를 믿는 태도로 "자, 엄마가 호 해 줄께, 다 나으면 먹자."라고 말한다. "너 괜히 꾀병 부리는 거지?"라고 다그치면 반발심으로 인해 심술을 더 부린다.
밥 안 먹는 아이 유형별 대처법
(하늘공주 http://blog.daum.net/92929191/16114373)
1. 조금밖에 안 먹는 아이
다른 아이들은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는데 아무리 맛있는 것을 해주어도 입에 대지 않는 아이. 이 경우, 우선 아이의 몸무게가 잘 늘고 있는지 확인해볼 것. 병이 있는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사람마다 먹는 양이 다르기 때문에 옆집아이만큼 먹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런 아이들은 놀이나 운동을 통해 식욕을 늘리는 방법을 써본다
2. 놀면서 먹는 아이
밥 한 숟가락 떠먹고 온 방을 뛰어다니다 다시 와서 한 숟가락 받아먹고 한참 TV 앞에 있는 등 엄마가 수십 번을 불러야 밥상 앞에 오는 아이. 놀면서 먹거나 TV를 보면서 먹는 습관은 애초부터 잡아줘야 한다. 식사할 때는 반드시 TV를 끄고, 밥상에 함께 앉아 식사하는 환경을 만들어줄 것. 아이가 식사 중에 놀기 바빠 자리를 뜨면 바로 밥상을 치워 제 때 제 때 밥 먹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심어주도록 한다.
3. 우물우물 오래 먹는 아이
밥 먹기가 싫어서 한 숟가락 입에 물고 10분 동안 우물우물 오래 먹는 아이. 1시간이 걸려도 밥 한 그릇을 다 못 먹는 아이. 어릴 때부터 억지로 먹을 것을 강요받은 아이에게 많이 나타나는 습관이다. 하염없이 오래 앉아 먹는 아이에게는 식사시간을 30분으로 제한하고 그것 사실을 아이에게 일러준다. 아이들은 차근차근 설명해 주면 의외로 말을 잘 듣는 경우가 많다
4.편식하는 아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골라먹고 다른 음식은 거들떠도 안보는 아이. 이런 아이에게는 무엇보다 이것저것 골고루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대부분 편식은 엄마가 아이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만들어주다가 생기는 습관. 아이에게 주는 음식만큼은 다양한 요리법을 시도해야 한다. 편식을 한다고 야단을 치거나 여러 가지 것을 한꺼번에 무리하게 먹이려하면 싫어하는 음식을 더 혐오하게 될 수도 있으므로 차근차근 고쳐나가도록 한다.
5. 군것질만 좋아하는 아이
밥 말고 사탕이나 과자 같은 군것질만 좋아하는 아이. 이럴 경우에는 집안에 아예 군것질거리를 없애는 것이 좋다. 다른 식구들은 간식을 먹으면서 아이한테만 주지 않는 것은 그야말로 고문이며 효과도 없다. 지나치게 단것을 많이 먹으려는 아이에게는 단호하게 “없다.”라고 하는 것이 최선이다
6. 꼭 물에 말아줘야 하는 아이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으면 물에 말아주는 엄마들이 많은데, 위험천만이다. 물에 밥을 말아주면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키는 경우가 많으므로 소화기능이 약해지는 지름길. 게다가 한번 물에 말아먹기 시작하면 삼키기 쉽고 편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끊기 힘든 습관이 된다. 씹는 것은 두뇌 발달에도 중요한 자극이 되므로 가능한 한 밥은 그냥 주자.
기본생활습관을 형성시키는 일은 계속적으로 일관성 있게, 적시에 칭찬과 채찍을 병행하면서 행해져야 한다. 하루 이침에 행동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행동을 변화시키려면 반복되는 경험을 오랜기간 시행함으로써 가능하다.
밥 먹이는 것도 주요한 생활습관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의 기본생활습관을 소홀히 한 경우가 있다. 기본생활교육은 보다 어렸을 때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영유아기의 기초교육이 중요함을 가리키는 조상님들의 교육신념이기도 하다.
(200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