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을 훼손하지 않는 대화
인격을 훼손하지 않는 대화
아이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고도 충고를 받아들이게 할 수는 없을까?
부모(교사)들은 자녀(학생)들의 행동에 참견을 하다가 기분 상하게 하지는 않았는가? 참견하는 말이 곱고 진심이 서려 있다면 결코 기분이 나쁜 말은 아닌데, 곱고 진심어린 말이라 할지라도 ‘아’다르고 ‘어’다른 법이라, 그 표현 방법에 따라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고, 기분 나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게도 하는 법이다.
인간관계에서 서로 간에 갈등이나 불만이 있을 때 그것을 표현하는 언어적인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나-메시지’와 ‘너-메시지’가 그것이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어떤 행동이나 상황에 대한 책임 소재와 관계가 있다.
‘나-메지지(I-message’)는 상대방의 그릇된 행동에 대하여 판단이나 평가를 내리지 않고 나의 감정(느낌)만을 알려주는 것으로서 상대방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는다.
예를 들면,
-“네가 게임을 하고 있으니까, 밀린 숙제를 다 할 수 있을지 무척 걱정이 되는구나.”
-“네가 너무 떠들어서 엄마는 손님과 얘기를 할 수가 없구나. 엄마는 그게 싫단다.”
-“나는 네가 노력하지 않고 놀기 좋아하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보면 네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까봐 걱정이 돼.”
-“너의 행동을 볼 때마다 내가 네 담임이라는 것이 무척 자랑스러워.”
이와 같이 ‘나-메시지’는 상대가 심리적으로 방어하지 않도록 하며 솔직하고 완전하게 표현한다.
‘너-메시지(You-message)’는 상대방의 행동 자체를 문제 삼고, 상대방에게 문제의 책임을 지우면서 부정적인 감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서 의사소통과 인간관계에 문제가 된다.
-“아직도 게임하고 있어? 당장 그만두지 못해!”
-“넌 왜 애들을 괴롭히니? 그렇게 하는 게 좋지 않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지.”
-“또 시험에 실패야? 너는 신중하지 못한 게 늘 탈이야.”
이와 같이 ‘너-메시지’는 상대가 방어기제를 사용할 기회를 주고 인격을 훼손하여 기분을 상하게 한다.
우리가 연습하고 활용하여야 할 ‘나-메시지’는 세 가지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첫째, 상대방의 행동이나 상황을 정확히 말하여야 하고
둘째, 그 행동이나 상황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말하고
셋째, 나의 감정이나 반응내용을 알린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의 양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를 이해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위즈 감성놀이연구소(www.wizisland.co.kr)에서는 인격을 훼손하지 않는 가족 대화기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조용히 들어 주기
부모가 계속 말을 하게 되면 자녀는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기 어렵다.
조용히 들어주는 태도는
‘너의 느낌이 어떤지 듣고 싶다.’
‘너의 느낌을 받아줄게.’
라는 비언어적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반응 보이기
시종일관 가만히 듣기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녀는 열심히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묵묵히 듣기만 하면 자녀는 자신의 행동이나 문제가 수용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해하게 된다. 열심히 듣고 있다는 표시를 언어적, 비언어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 고개를 끄떡거린다든지, 앞으로 상체를 기울여 듣는다든지, 미소를 짓는다든지, 이마를 찡그리는 등 몸으로 표현하는 것은 비언어적 표현이며 “아아” “그랬는데?” “그랬구나!” “그래서?” 등은 언어적 표현이다.
◇격려하기
자녀가 자신의 느낌이나 문제를 이야기할 때 더 계속하도록 격려를 해주어야 한다.
“그 문제에 대한 네 생각이 참 흥미 있는데…”
“그 문제에 대해 더 말하기를 원하니?”
등과 같이 판단이나 비평이나 질책을 가하지 않으면서 문제를 함께 걱정하고 싶다는 뜻만을 전달한다.
◇피드백하기
피드백이란 상대의 말을 다시 반복하면서 적극적으로 들어주는 것이다.
자녀는 자신의 내적 감정을 표출하지 않으면서 부모가 그 뜻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난 숙제가 너무 많아.”
라고 말하면,
“그래, 숙제가 많아 힘이 드는 모양이네.”
라고 말하면 내적감정을 수용하게 되어 정서적 갈등을 해소하게 된다.
◇입장 알리기
아이와 함께 생활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백 가지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때문에 어른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되고 또 좌절을 느끼게 되며 신경이 날카롭게 될 때가 많다.
“너는 왜 그렇게 설치니?”
하는 것보다는
“엄만 책을 읽으려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못 읽겠어, 엄만 시끄러운 게 싫어.”
라는 식으로 어른의 입장이나 느낌을 알려주는 것(나-메시지)이 좋다. 자녀의 행동으로 인해 어른 자신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충고를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선 눈에 보이는 행동에 대하여, 즉시 바로잡으려는 성급함 때문에 아이의 행동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일에 익숙해 있다.
부모(교사)들은 말참견을 되도록 삼가야 한다. 말참견이 잘 못 되면 아이들을 기분 나쁘게 하고 비뚤어지게도 한다.
건네는 말이 곱고 진심이 서려 있다하더라도 ‘아’다르고 ‘어’다른 법이니, 그 표현 방법을 연구하고 연습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1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