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이유(離乳)
심리적 이유(離乳)
영아의 젖떼기, 애착의 분리 경험, 부모로부터의 심리적 이유….
인간은 영아기, 유아기, 아동기 청년기, 심지어는 장년기에 이르기까지 이유의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영아기는 엄마의 젖을 떼는 일, 유아기는 가정에서 유치원으로 애착의 대상이 분리되는 일, 아동 청소년기에는 하나의 인격체로 독립하는 심리적 이유, 장년기에는 홀로 우뚝 서서 과업을 완수하는 과정 등을 겪으면서 사회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이유를 맛보게 된다.
오늘은 청소년기의 심리적 이유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청소년기는 신체적·심리적·지적으로 현저한 변화와 발달을 가져오는 시기로서 자기의 참모습을 주관적·객관적 측면에서 자각하게 되며, 부모의 보호나 통제로부터 점차적으로 벗어나려고 한다. 그들은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받으며 안정된 생활로 재구성해 가려는 것이다.
그래서 청소년기를 가리켜 과도기(Anderson), 주변인 또는 경계인(Lewin), 심리적 이유기(Hollingworth-부모에게서 정신적으로 독립이 시기에 적당한 심리적 이유가 행해지지 않으면 의존성이 강해지며 독립의 과정이 약해진다.) 질풍노도의 시기(Hall), 제 2의 반항기(Schelsky Charotte), 제 2의 탄생(Rousseau)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청소년의 모습을 살펴보자.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신체적·성적 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적응해야 될지를 몰라서 당황하고 또 급격한 성적 발달에 대한 수치심과 불안감을 느낀다. 또한 신체 각 부분의 불균형적인 발달로 인해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 이것이 심리적 측면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침으로써 부적응 현상을 초래한다. 그 결과 생리적 변화에 따른 자신감의 상실과 심각한 정서불안 현상을 가져오게 된다.
청소년기 초기에는 극심한 감정 변화와 외적 자극대상에 대하여 과민한 반응을 나타낸다. 그러나 청소년기 중반 이후에 이르러서는 자아의식이 고양되고 사색적, 낭만적, 감상적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점차 현실을 받아들이며 정서적으로 성숙되어 간다.
청소년기의 심리적 이유현상은 다음과 같다.
그들은 사회적 종속적 관계에서 벗어나 점차 내면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자기의 주관적 세계 속에서 자아를 찾고 자기 가치를 발견하며 독립적인 자아를 추구한다. 이제 정신적 의존관계에 있던 부모로부터 이탈하여 자기 자신의 판단과 책임에 따른 독립된 행동을 하려한다. 이러한 자아의식의 발달과 독립심으로 말미암아 부모에 대한 신뢰감이나 존경심이 약화되고, 독립적 인간관계가 가능한 동료 관계를 중요시하게 된다.
그런데 청소년은 어린이도 또 완전한 성인도 아닌 과도기적 성인발달과정에 있으므로 한편으로는 독립적 욕구와 자기주장의 특권을 강조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활동영역이나 사회경험의 영역이 좁고 능력이 부족한 상태이므로 부모나 다른 기성세대에게 의존하고 싶은 무의식적 욕망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리하여 청소년은 아이로 취급하면 화를 내지만 반대로 어른 취급을 하면 불안해하며 이 두 욕구간의 갈등으로 이유 없는 반항의 행위를 나타내기도 한다.
청소년기에는 자신의 본질적인 인격에 대한 의문에 사로잡히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어떤 생각으로 살아갈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자아 정체감을 형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나타난다.
자아정체감을 형성한 사람은 신념, 가치관, 세계관, 직업관 등에 관하여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 확고한 자아 정체감을 형성하지 못하면 자신의 역할에 대한 혼란이 일어나 영웅과 같은 인물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거나 비합리적 집단행동에 동조하게 된다.
청소년들은 ‘심리적 이유’, ‘피터팬 증후군’, ‘파랑새 증후군’ 등을 겪는 게 일반적이다.
‘심리적 이유’는 부모의 심리적 의존과 관심에서 벗어나 친구나 또래집단과 더 가까워지고 의존하게 되는 현상이다. 따라서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가지만 자칫 다양한 유형의 문제 행동과 부적응으로 방황하는 청소년이 생겨나기도 한다.
‘피터팬 증후군’은 육체는 성인이지만 마음은 어린이로서 이전단계의 자아에 머물려고 하는 현상이다.
‘파랑새 증후군’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꿈을 찾으려고 하는 청소년의 모습이다.
이와 같이 청소년기는 ‘질풍노도의 시기’인 것이다.
청소년 자신이 심리적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하려면 부모나 교사의 적극적 도움이 필요하다. 적극적 도움이 되는 행동은 느긋하게 지켜보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이시기를 잘 넘기지 못하게 되면 열등감이나 무력감이 생기게 되며 나아가서는 반사회적 행동을 하게 될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불안하게 되고, 교우 간에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청소년의 심리적 이유는 영아의 젖떼기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2010.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