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理放談

독일식 심리학

문기정 2010. 9. 20. 14:53

 

<선행지식>


독일식 심리학


심리학을 독일식이라고 명명한 데는 이유가 있다.

독일을 중심으로 한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내면을 주로 탐구하였다. 그들이 실험 대상으로 삼았던 동물들만 보아도 조용히 앉아서 통찰하고 통찰한 결과 인지구조의 변화를 통하여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점이 행동의 변화를 주로 연구한 미국의 심리학자들과는 차이가 난다. 그래서 독일식 심리학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본 것이다.


심리학이란 문자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마음의 이치를 따지는 학문이다. 인간의 마음, 심리, 정신을 학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함으로써 마음의 구조, 심리의 구조, 전신의 구조를 알고, 나아가서는 인간의 마음과 심리와 정신이 어떻게 작용하고 기능하는지 알아보려는 것이다.


독일의 분트(Wundt)는 인간의 내적인 경험과 의식을 강조하면서 심리학을 인간의 내적 경험, 즉 감각, 감정, 사고, 의욕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했다.

분트를 중심으로 한 독일의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심리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하기에 이른다. Psychology(심리학)이라는 용어를 보면 마음, 심리, 정신, 영혼의 뜻을 가진 Psycho(사이코)라는 접두사에 학문이라는 접미사 logy를 붙여 Psychology가 되었다. 이는 그들의 심리학이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는 학문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톨만(Tolman)이라는 분은 장소학습에 관한 실험을 했다.

여러 개의 통로가 있는 미로에서 처음에는 가장 긴 통로만을 사용하여 미로학습을 완성시켰다. 그 후 모든 통로를 개방했더니, 처음 학습했던 미로를 사용하지 않고 가장 짧은 통로로 먹이통에 갔다. 실험에 활용된 동물은 긴 통로를 학습할 때 미로의 끝에 있는 먹이 장소를 인지했다고 볼 수 있다.


쾰러(Köhler, 1925)라는 분은 원숭이, 침팬지 실험을 했다.

높은 천정에 바나나를 매달아 둔다. 방안에는 배고픈 침팬지가 웅크리고 있다. 그리고 서로 연결하면 길게 만들 수 있는 막대기가 놓여 있다.

침팬지는 처음에 손으로 바나나를 따려다가 몇 번 엉덩이를 찧게 된다. 그는 바나나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나무막대기를 만지작거리더니 갑자기 막대기를 연결하여 바나나를 떼어 먹는다. 즉 침팬지는 막대기를 길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통찰한 것이다.


몇몇 학자들이 사용한 쥐나 침팬지가 학습하는 모습을 보면 조용히, 그야말로 깊이 탐색하고 궁리하고 자기가 가진 인지도에 의하여 차분하게 학습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심리 연구에 있어서 연구 설계는 다르겠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연구 결과를 놓고 볼 때, 다분히 독일 사람들의 국민성을 들여다보게 된다. 독일 사람들은 차분하고 정교하고 끈기 있고 통찰성이 강하다.

연구용 동물들도 독일 국민성을 닮았는지 모른다. 연구자의 의도에 따라서는 동물도 그들의 성격을 닮게 마련이다.


이런 연유로 독일을 중심으로 한 심리학을 ‘독일식 심리학’이라 명명해 보는 것이다.


(2010.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