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의 공격심리
영유아의 공격 심리
왜 다른 아이를 때리는가?
첫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아이를 때림으로써 원하는 장난감을 바로 취할 수 있습니다. 타협이나 차례를 기다리려면 인내가 필요하지만 공격하기만 하면 즉각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둘째, 남을 때려서 물건을 얻을 때 어른들이 용기(?)를 줍니다.
“어머, 너 힘이 세구나. 그렇게 쉽게 장난감을 가져오다니….”
소위 사회적인 승인을 얻은 셈입니다.
셋째로, 공격에 이김으로써 다시는 그 아이가 대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기들은 한 번 패배하면 도대체 만회하려고 하지 않고 기가 꺾입니다. 공격자는 자기 보호의 수단을 갖게 된 것입니다.
넷째, 다른 사람이 공격해서 쉽게 물건을 얻는 것을 관찰하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용기를 얻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를 모방하게 됩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본능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생의 본능과 죽음의 본능이 그것입니다. 생의 본능을 에로스(eros)라 하고 죽음의 본능을 타나토스(thanatos)라 합니다.
그런데 공격성은 타나토스에 기인한다는 것이죠. 즉, 타나토스가 에로스와 갈등을 일으켜 나타난 것이 바로 공격성입니다. 만일, 공격성이 남에게 표출되지 않으면 극단적으로는 자기 파괴에 이르는 것입니다.
프로이트의 이론을 100% 신봉하면 모르겠지만 이 이론도 설명상의 한계가 있습니다. 공격성이 본능적이라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야 하는데, 사람마다 공격적인 행동 패턴이 다른 점에 대하여 명확한 해답을 주지 못합니다.
돌라드(Dollard)와 같은 분들은 프로이트의 이론을 수정하고 보완하여 새로운 이론을 내 놓았습니다.
즉, 공격행동은 좌절에 의해서 형성되기 때문에 좌절하면 반드시 공격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영유아들은 자기의 목표를 달성하려고 할 때, 다른 요인에 의하여 방해를 받게 되거나 좌절을 당하면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관찰됩니다.
이 또한, 개인에 따라서는 좌절되어도 공격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좌절이 되어도 비공격적 반응을 하게 학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른 연구를 보면, 건설적인 훈련을 받은 집단은 공격적인 훈련을 받은 집단보다 좌절에 대하여 건설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하니 좌절에 의한 공격이라든가, 본능적인 반응이라든가 어느 한쪽을 주장하는 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반두라의 주장처럼 공격성도 다른 행동과 마찬가지로 학습된 행동인 것 같습니다.
모방학습의 연구를 보더라도 공격적인 행동을 자주 본 아이가, 비록 공격적인 행동이 나쁘다고 평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유사한 상황에 놓이자 공격행동을 보였으며 그 장면을 보지 않았던 집단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었습니다.
사회인지론자들은 공격성을 사회적 정보처리 모델로 설명합니다.
공격성은 사회적 정보처리 과정에 결함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누군가는 모르지만 던져진 공에 머리를 맞았다고 가정해 봅니다.
처음에는 공을 맞아서 아픔을 느끼면서 어디서 날아왔는지 살핍니다. 둘레를 둘러보았더니 친구 녀석이 던진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다음에는 그 공을 친구가 던진 것이기는 하지만 고의적인지 우발적인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그러고는 고의적이면 어떤 행동을 선택할 것이고 우발적이면 어떤 행동을 선택할 것이지 탐색합니다.
그런 다음에, 자신이 선택한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갖게 될지 비교해 보고 가장 적절한 반응을 결정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선택한 반응을 수행합니다.(공격하든 용서하든)
그런데 공격적인 아이들은 이들 과정 중 어떤 한 부분에 결함이 있다는 것입니다.
생물학적 설명에 따르면 안드로겐 호르몬이 공격행동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안드로겐 호르몬이 과다하면 화를 더 잘 내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남아와 여아의 공격성 차이에 대한 연구를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더 공격적이라는 이론이 지배적입니다.
이를 생물학적으로 풀이해 보면 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학적으로 풀이해 보면 사회화과정에서 여성은 공격성을 표현할 때마다 죄의식을 느끼도록 가르쳐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공격성의 성차를 굳이 따지자면 남아들은 물리적인 공격을 많이 나타내는 데 비하여 여아들은 보다 이성적인 공격을 더 많이 한다고 말합니다.
물리적 공격이란 신체적 손상과 같은 위협적인 행동이고, 이성적인 공격이란 다른 사람의 자부심을 훼손하거나 생일에 초대하지 않는 등의 손해를 보게 하는 일, 경멸하고 험담을 하는 등의 간접적인 행동입니다.
유아의 공격심리는 부모의 양육태도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부모가 공격모델이 되면 자녀도 공격적일 수 있습니다. 즉 부모가 자주 싸우고 신체적으로 손상을 준다면 자녀들도 그렇게 따라가는 것입니다.
부모가 정서적으로 불안하면 자녀도 불안하게 되고 안정감을 갖지 못하면 공격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자녀가 공격적인 행동을 했을 때 이를 방조하거나, 오히려 칭찬을 하게 되면 자녀는 더욱 공격적인 행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집안에서 너무 귀여워하고 공격 행동을 허용하게 되면 자녀는 가정 내에서 폭군이 될 수 있습니다.
요새 거론되는 심한 체벌도 높은 공격성과 관계가 있습니다.
체벌과 같은 처벌을 받은 경우, 공격성을 높일까요, 낮출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 주장이 따릅니다.
공격행동을 할 때 처벌을 받게 되면 공격불안이 형성됩니다. 즉 공격행동의 결과로 처벌을 받게 된다는 불안이 형성되어 공격성이 줄어든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처벌이 공격행동의 모델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공격행동을 조장하는 것이며, 처벌의 경험이 있거나 처벌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 좌절을 일으킴으로써 공격성을 더 높이게 된다는 주장입니다.
이렇게 볼 때, 자녀에 대한 처벌은 보다 신중하게 사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2010.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