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학불염인가!
과연 학불염인가!
<에피소드> ‘공부의 신’ 이야기
가난뱅이 변호사, 꼴찌 학교에 오다.
강 변호사는 꼴통들의 학교로 소문이 난 고등학교의 법인 해산 업무를 의뢰받는다. 희망 없이 무기력한 학생들에게 측은지심이 생긴 그는 이사진에게 입시에서 천하대 합격생을 5명 이상 배출하겠다는 학교 회생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강 변호사는 학생들의 강력한 저항을 받는다.
천하대 특별반 출범
약속한 사흘 동안 특별반 학생들을 모으지 못하면, 학고 회생 프로젝트는 파기되고 수순에 따라 운영권 이전과 법인해산 업무에 들어가게 된다. 이사장과 교사들은 강변호사의 계획에 코웃음을 치는데, 사흘 째, 모두가 주시하는 가운데 특별반 교실의 문이 열린다.
스파르타 합숙
특별반 첫 시간. 강 변호사는 학생들에게 기초학력 테스트를 실시하지만, 결과는 엉망이다. 특단의 조치를 위해 수학계의 거물 강사를 초빙해 열흘간의 합숙 교육에 돌입한다. 학생들이 차츰 수학에 흥미를 보일 즈음, 학교엔 강 번호사의 사기혐의를 고발하는 고소장을 들고 학부모와 형사가 들이닥친다.
교사 재고용 시험
강 변호사는 합숙 마지막 날, 평가 시험에서 수학성적을 80점 이상으로 올리겠다며 학부모를 설득한다. 한편 교사들에게는 재고용 시험을 보겠다고 선포한다.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엉망인 데는 교사들의 책임이 크다는 것. 긴장된 눈빛으로 재고용 시험을 치른 교사들을 향해 결과를 발표하는 강 변호사. “재고용시험 결과 선생님들은, 전원, 해고입니다!”
특별반 붕괴?
6월 모의고사에서 천하대 지원 가능 점수의 70%를 달성하지 못한 특별반은 각서에 따라 해체된다. 이어서, 예전의 반으로 복귀한 아이들은 싸움과 벌서기를 반복하며 방황하던 생활로 돌아간다. 하지만 어느새 그들의 마음속엔 알 수 없는 허전함과 특별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든다.
뜨거운 여름 독방수행
무더운 날씨는 아이들의 정신력과 체력을 한꺼번에 흔들어 놓는다. 강 변호사는 여름 방학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각자 일주일 간 독방에서 스스로의 약점을 극복할 시간을 주는 수행과 함께 어느덧 특별반 아이들의 여름 방학도 저물어간다. 합숙이 끝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된다.
<인터넷으로 본 방송극의 일부)
위 <에피소드>는 방송 중인 드라마 <공부의 신>의 일부입니다. 일본 원작인 <드래곤 사쿠라>는 일본 도쿄대학 ‘합격의 참고서’라고 불리던 인기 만화로서,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도쿄대에 들어가라”는 교사들의 가르침으로 인하여, 공부에 뜻이 없던 학생들이 공부에 점점 빠져든다는 내용입니다.
<공부의 신> 드라마의 주역 강 변호사는 그저 할일만 하면 그만이었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는 꼴통(문제아) 소굴이라고 알려진 이 학교를, 1년 안에 5명의 학생을 천하대 보내는 입시명문학교로 변신시킬 준비에 착수하고 비웃음 속에서도 그는 그 목적을 위해 5명의 문제아를 특별반으로 선정합니다. 학습 수준이 중학생 수준에도 못 미치는 이들을 위해 각지에서 선생님들을 모아 '특별반' 드림팀을 구성합니다.
현실적으로는 가정하기 힘든 드라마 구성이지만, 강 변호사의 강력한 리더십과 실현가능한 착상, 반항기 학생들의 심리적 반전, 학부모와의 긴밀한 교류와 부모 교육, 선생님들의 편견 불식, 학생 개개인에 대한 개별 처방 등 현실적이고도 참신한 접근을 시도합니다. 특히 특별프로그램으로 묘사된 일주일간의 독방 수행. 그들에게 스스로의 약점을 극복할 시간을 주고 개개인의 학습방법을 처방해 주어 어느덧 새롭게 변모하는 학생들의 모습이야말로 감동입니다.
다만 억지로, 또는 우격다짐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교수법은 자칫 현장 교사들이 답습할까 우려스럽기는 합니다.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언정 이 드라마가 제시하는 수능영역별 공부법은 실제로 수험생들의 지침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자의 역량과 학생의 학불염(배우는 것을 싫어하지 아니 함)과는 어떤 상관이 있을까. 소위 좋은 교사를 만나면 학생은 배우는 것에 싫증을 느끼지 않는 것일까요. 이에 상응하는 대답은 많습니다. 학생의 특성을 파악하고, 교육방법을 연구하고, 실천사례를 둘러보고, 성공적인 동기유발방법을 개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장의 교수자가 어떠한 처방과 교육적인 배려를 했건 간에 학생이 하고자하는 의욕을 갖고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능력이 생기기까지는 계속적이고 성의어린 상호작용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우리 제자들은 과연 학불염인가!
제자들 각각의 특성을 이해하고 개개인에게 적합한 학습처방을 행함으로써 학불염이 가능할 것이니, 교육하는 일이 얼마나 역동적인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2010.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