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공감적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공감적으로 이해하시는 선생님
학생들의 생각, 심지어는 불안이나 좌절감 등을 이해해 주시는 선생님을 기억하십니까? 다시 말하여 학생의 마음이나 감정을 그대로 이해하셨던 선생님 말입니다. 이를 공감적 이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상용어에서 공감은 ‘타인의 욕구와 감정을 민감하게 알아차리는 것’, ‘무엇에 관해서 아는 것’을 뜻하지만, 대개는 보다 중립적인 의미를 담고 있으며 “우리들 자신 이외의 대상의 경험 속으로 들어가거나 그 대상을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감은 동정(sympathy)과는 다소 다른데, 동정은 주로 타인의 슬픔이나 고통을 함께 나누며 그에게 동일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지만, 공감은 다른 사람의 세계에 마치 그 사람이 된 것처럼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공감적 이해의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한 분이 로저스(Carl Ransom Rogers1902~1987,컬럼비아 대학교 심리학박사 )라는 분입니다.
로저스는 공감의 의미를 ‘다른 사람의 감정을 마치(as if) 자신이 그 사람인 것처럼 지각하는 상태’라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공감적 이해’란 다른 사람 속에 흐르는 변화와 두려움, 분노, 상냥함, 혼란 등 그가 경험하는 모든 것을 민감하게 지각하며 그가 거의 인식하지 못하는 의미까지도 감지함을 말합니다.
박성희(1998)는 공감적 이해를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공감적 이해는 상대방이 눈으로 보는 것처럼 보고, 귀로 듣는 것처럼 듣고, 코로 냄새 맡는 것처럼 냄새 맡고, 혀로 맛보는 것처럼 맛보고, 피부로 감각하는 것처럼 감각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을 잠시 젖혀놓고 상대방의 내면에 들어가서 마치 자신이 상대방인 것처럼 생각하고, 느껴 보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 어느 한 순간, 메아리가 되돌아오듯 하나가 된 느낌이 들고, 아울러 상대방의 문제 해결에 대한 통찰을 얻게 된다.’
아이들의 감정을 이해하려는 선생님들의 행동을 들여다보겠습니다.
①주의 깊게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주의 깊게 잘 들어주는 선생님에게 아이가 자기의 문제를 더 쉽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때로 아이들은 공감적인 태도로 조용히 지켜보는 것을 원합니다.
②“오”, “음”, “그래”와 같은 반응으로 아이들의 말에 언어적 피드백을 해 줍니다.
이러한 말과 주의 깊게 들어주는 태도는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탐색해 보도록 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줍니다.
③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을 다시 이야기해 줍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경험한 것을 누군가 이야기해 줄 때 자신의 내적 감정을 이해해 주는 것 같아 깊은 위안을 얻게 됩니다.
이제 ‘교사와 학생 사이’를 저술한 하임 G. 기너트(1922-1973)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기너트는 이스라엘 태생으로 미국 뉴욕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분입니다. 그는 심리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과 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연구하였습니다. 그는 교실에서 학생들과 접촉하는 교사들에게 심리적으로 변하여야 한다고 역설하였습니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하여 교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언행과 인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아이들의 행동에 대한 반응은 신중해야 할 뿐만 아니라 특별한 기술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가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한 내용을 몇 가지 소개하겠습니다.
-늘 나만 손해야-
체육시간이 끝날 무렵
학생: 다른 아이들은 모두 나보다 더 여러 번 공을 만져봤는데, 늘 나만 손해예요.
교사: 기분 전환하고 싶으면 세 번만 슛을 더 던져봐. 기다려줄게.
학생은 귀를 의심했다. 재빨리 던진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바스켓 안으로 들어가자, 교사에게 공을 갖다 주었다. 학생은 즐겁고 만족스런 표정이었다.
-마음을 달래주는 목소리-
아홉 살의 앤은 피아노연주회에 참가한 33명 중 한 아이였다. 연주에 자신이 없어 막막한 심정이었고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교사: 앤, 파란 색 옷이 아주 잘 어울리는구나.
앤: 선생님이 내 옷을 눈여겨보실 거라고 생각 못했어요. 선생님은 어떻게 모든 아이들을 다 볼 수가 있어요?
교사: 너희들은 모두 다 내 학생들이야. 난 너희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다 눈여겨보고 있어.
앤:(거의 눈물을 흘릴 듯) 믿을 수가 없어요. 그래도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시는 아이는 있을 거예요. 피아노를 제일 잘 치는 아이라든가 뭐…
교사: 키나 몸무게, 학년에 따라 나의 사랑이 달라지지는 않아. 모든 학생들에게 나눠줘도 될 만큼 많은 사랑이 있어.
앤:(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참, 선생님! 전에 나처럼 스케치를 해서 선생님께 준 아이는 없었죠?
교사: 그래, 독창적인 스케치였어. 그 스케치를 보고 있으면 즐거워.
-최초의 도움-
일곱 살의 스티븐은 열심히 진흙으로 배를 만들었다.
그 자랑스러운 물건을 선생님께 보여주려고 조심스레 가져가던 중 친구와 부딪혀 배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스티븐은 울음을 터뜨리고 화가 나서 친구에게 대들었다.
교사: (두 아이를 떼어놓고) 열심히 배를 만드는 모습을 나도 보았어. 배를 만드느라 얼마나 애를 썼는지도 알고. 그게 깨졌으니 얼마나 마음이 상하겠니? 여기 새 진흙이 있으니 마음이 가라앉으면 새 배를 만들어보렴.
교사는 일부러 스티븐의 분노를 무시했다. 또 친구아이를 꾸짖거나 왜 그랬는지 묻지도 않았다. 스티븐을 위로하는 데만 마음을 집중하여, 아이가 자제하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지금까지 ‘공감적 이해’를 강조해 보았습니다만, 공감(전이)이 지나치면 ‘역전이 현상’이 나타나 오히려 대화를 방해하기도 한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전이(transference)는 학생의 감정이 교사에게 옮기는 현상으로 대화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간주되지만, 역전이(counter-transference)는 학생에 대한 교사의 무의식적 감정반응으로서 교사가 자신을 잊어버리고 학생과 동일한 감정에 빠져 객관적인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2009.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