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칭찬과 벌의 위험
칭찬과 벌의 위험
수년 전 베스트셀러였던 켄 블랜차드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칭찬의 힘이란 바로 칭찬이 긍정적인 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잘못한 것에 집중하여 그것을 강조하면 할수록 더욱 잘못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부정적인 힘만 커집니다. 그의 책에는 '고래 반응', '뒤통수치기 반응'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고래 반응’이란 칭찬이나 보상을 통해 범고래가 조련사의 신호에 의해 수면 위로 솟아오르는 행동을 말합니다. 이와는 달리 ‘뒤통수치기 반응’은 잘 할 때는 무관심하다가 무언가 잘못됐을 때는 갑자기 뒤통수를 치면서 지적하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고래 반응은 칭찬의 중요성과 효과를 잘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뒤통수치기 반응’에 익숙한 리더는 일을 잘못할 때까지 가만히 놔두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나 소리를 지르면서 문제를 지적합니다. 그 당시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지 모르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오히려 경직되고 수동적으로 변하는 결과를 낳게 되며, 사람들은 리더에 대해 신뢰감을 상실하고, 리더와 관계를 맺는데 주저하게 됩니다. 아무튼 칭찬과 보상이 유기체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지요. 그렇다고 무작정 칭찬과 보상만이 능사가 아닌 것을 지적해 보려고 합니다. 기너트는 칭찬의 원리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성격과 인격에 대해서는 칭찬하지 말고, 꼭 아이의 노력과, 노력을 통해 성취한 행동에 대해 칭찬하라.” 이 말의 의미를 알아보기 위하여 그가 인용한 몇 가지 언어활동을 살펴보겠습니다. 도움이 되는 칭찬 : 돈을 더 거슬러 주었다는 사실을 알려줘서 고마워.(돈을 거슬러 준 아이의 행동을 칭찬함) 아이의 생각: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구나. 정직한 행동을 했다는 것이 기뻐. 도움이 되지 않는 칭찬 : 너는 매우 정직한 아이야.(인격에 대하여 칭찬) 아이의 생각: 평소에 난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많이 했어. 이 일을 숨겨야겠다. 도움이 되는 칭찬 : 네 편지는 내게 큰 기쁨을 주었어.(편지를 보내주어 기쁨을 준 행동을 칭찬) 아이의 생각 : 내가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구나. 도움이 되지 않는 칭찬 : 넌 탁월한 작가야.(인격을 칭찬) 아이의 생각: 편지를 보내긴 했어도 난 작가는 아니야. 탁월한 작가는 더욱 아닌데…. ‘정직한 아이’라든가 ‘탁월한 작가’라는 판결을 내리는 칭찬은 아이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남에게 의지하게 만들며, 수동적으로 움직이게 합니다. 분명 도움이 되지 않는 칭찬의 방법입니다. 칭찬은 칭찬을 받는 당사자에게는 분명히 효과적인 면이 있습니다만 보다 성숙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의도적이거나 과장된 칭찬이야말로 성숙한 학생들에게는 진정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두 번째 주제인 벌의 위험성에 대하여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가장 나쁜 벌이 바로 체벌(수여성 벌)입니다. 체벌이야말로 물리적인 고통을 줍니다. 매를 맞을 때 두려움을 겪게 될 뿔만 아니라 나이 든 아이들은 심한 모욕감을 느끼게 되고, 매를 많이 맞게 되면 폭력에 대하여 무감각해지거나 정신적인 질환(스트레스)을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심부름하지 않은 아이에게 먹는 것을 제한하는 것도 일종의 벌(제거성 벌)입니다. 아이들은 먹지 말라고 하면 슬퍼집니다. 따라서 이런 벌을 받은 아이들은 다음번에는 심부름을 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런 아이들에게 먹는 것만 자유롭게 된다면 심부름할 이유가 없어지므로 좋은 습관을 형성시킬 수는 없습니다. 선생님들은 교실에서 바람직한 행동을 하지 않은 학생에게 격리된 장소를 설정하여 일정 시간동안 그 장소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기법(타임아웃 기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방법도 많이 쓰이고 있지만 선생님에 따라서는 유용하게 사용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한(박) 선생님은 그 장소에 들어가는 학생에게 스스로 잘할 수 있다는 준비가 되면 그 장소를 나와도 좋다고 말합니다. 학생은 자기가 판단하여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미소를 머금고 교실에 회귀할 수가 있습니다. 박 선생님은 학생의 긍정적인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다른(김) 선생님은 격리된 장소로 보내면서 “네가 반성하고 있다고 판단이 되면 나오게 하겠다.”고 말합니다. 김 선생님은 계속 통제를 하면서 학생의 부정적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 혹 선생님께서 이 일을 잊어버리고 퇴근하신다면 학생은 밤새 그 자리에 머물게 될는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되면 바른 행동을 기르려던 선생님의 의도와는 달리 비행 학생을 만들어버릴 가능성마저 있는 것입니다. 같은 벌이라도 교육적일 수도, 비교육적일 수도 있게 됩니다. 나도 한 때 체벌을 사용한 적이 있었습니다. 단기적인 성취를 기대하면서 주의를 촉구하기 위한 급박한 수단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 그들이 급격한 성취를 보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오늘 날 크게 낙오되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당시 학생들에게는 내가 경전이나 가르치는 선생(경사)으로 비쳤을지 모릅니다. 선생님은 사람을 기르는 것(인사)인데…. 선배님의 말씀이 기억됩니다. “그 학생을 때려서 잘되리라는 확신이 확실하게 서 있더라도 매를 들지 말라.”
(2009. 5. 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