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심리
‘만남’이란 인간과 인간 간의 접촉 또는 마음과 마음의 교감이다.
부모와 자녀와의 '만남', 선생님과 제자와의 '만남', 친구들과의 '만남'…. 등등
'만남'을 엄격하게 본다면 물리적인 '만남'과 심리적인 '만남'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물리적 '만남'은 공식적 '만남'과도 같은 부류인데, 직장에서의 동료들과의 '만남', 학교에서의 학급 또는 소집단 친구들과의 '만남', 지역사회 인사들과의 '만남', 친족 간의 '만남'이 그것이며, 심리적 '만남'은 비공식적 '만남'의 부류로서,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동호회 '만남', 계 형식의 '만남', 펜팔로 이루어진 '만남', 친한 친구들과의 '만남', 애인과의 '만남'이 바로 심리적 '만남'이다.
노사연의 히트곡 ‘'만남'’을 음미해 보자.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
잊기엔 너무한, 나의 운명 이었기에,
바랄 수는 없지만 영원을 태우리.
돌아보지 마라, 후회하지 마라.
아, 바보 같은 눈물, 보이지 마라.
사랑해, 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너와 나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었다. 즉 공식적이고 물리적인 '만남'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이 통하여 이루어진 심리적인 '만남'이었다. 또한 그 '만남'은 우리만의 바램이었다. 누가 강요한 '만남'도 아니고 더욱이 등 떠밀어 이루어진 '만남'도 아니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일까. 마음은 그대로인데 어쩔 수 없는 형편에 의하여 우린 물리적으로 헤어져야 했다. 헤어졌지만, 우리 두 사람의 '만남'은 운명적이었기 때문에 다시 물리적인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하더라도 영혼, 즉 마음과 마음만은 언제나 만나 가슴을 불태우리라.
사랑하는 사람아. 비록 곁을 떠났다 해도 돌아보거나 후회는 말자. 그리고 눈물이나 흘리는 바보는 되지 말자. 우리에게는 식을줄 모르는 사랑이 숨 쉬고 있다. 사랑한다.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만남'이 이루어진다.
혈연과 지연 학연 직장연 등으로 이루어진 공식적인 '만남'이 무수하다. 이런 모임에는 반드시 참석해야할 의무감까지 갖게 되어 부담스러울 경우가 많다. 물론 집안끼리 만나면 부담 없이 정을 나누게 되고, 같은 직종에서 일하는 직장동료와 친분을 쌓거나 업무 공조차원에서는 좋은 '만남'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일가 중에 어느 한 분이 주도권을 쥐고 좌지우지한다거나, 동향의 어른이라고 해서 항상 대접이나 받고 상좌에 앉아 지엄한 분부를 일삼는다거나, 학교의 선배라고 해서 선배노릇은 하지 않고 선배 대접만 받으려한다거나, 직장 상사 또는 전입 서열에 따라 스트레스를 주어 근무의욕을 저하시키는 행위를 한다면, 그 '만남'은 이미 '만남'의 한계를 넘어서게 된다.
'만남'의 심리적 의미는 무엇인가. 이를 우정으로 풀어보자.
셰익스피어는 진짜 친구란 다음과 같다고 했다.
-필요할 때 곁에 있어주는 사람
-슬플 때 울어주는 사람
-친구가 잠에서 깨어나면 자신도 잠들 수 없는 사람
-마음의 모든 슬픔을 함께 나누는 사람
우정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고 양방성이 있다. 우정은 상호작용이며 그 속에는 동정과 관용과 관심과 존경과 도움과 사랑이 내재해 있다.
진정한 우정은 가식이 없다. 진실을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숨겨놓은 비밀도 털어놓는다. 이기적이지도 않고 헌신적이다.
우정이 넘치는 사람은 명랑하다. 친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뿌듯해 하고 그의 사랑은 한결 같다.
진정한 친구는 믿음성 있고 진심으로 용기를 주고 자극과 기쁨을 쏟아낸다.
우정 어린 사람들은 많은 사람에게 이익이 될 만한 것을 찾아주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좋은 말을 해 준다. 친구를 지지해 주고 없는 자리에서 대변하고, 약한 면을 보호해주고 욕설을 막아주고 거짓말을 잠재우고 인상을 바로잡아주고 올바르도록 도와주고 실수로 생긴 편견을 극복해 준다. 뿐만 아니라 약점이나 단점, 별스런 행동 등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모두가 비난할 때 그를 믿어주고 자신감을 갖게 해주고 열등감이나 약점을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용기를 준다.
그런 우정의 가치는 측정할 수 없는 마음과 마음의 교감이다.
'만남'의 심리.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부모와 자녀와의 '만남', 교사와 학생과의 '만남', 친구와 친구 사이의 '만남'이 진정한 ‘'만남'’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2010.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