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하게, 그러나 늦지 않게
<에피소드1. 조급함>
내 안에 지워도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
시기와 질투와 미움.
성취에 유혹된 조급함으로
성급함 속에 상주하는 일상들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그 조급함에서 내쫓기고 싶다.
그것이 행여 조금이라도 다른 이에게
짐이 지워질까? 두려워하면서도
그 두려움을 느끼지 않기 위해
다시 성급함 속에서 허우적거린다.
-인터넷에 올라 온 글-
<에피소드2. 느긋함>
내 안에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
무심과 이해와 배려
평화가 충만한 느긋함으로
여유로움에 찰라라도 머물기를 아스라치게 원한다.
조금은 아주 조금은
그 느긋함으로 붙들리고 싶다.
그것이 행여 조금이라도 다른 이들과
함께 어울릴까? 안도하면서도
그 안도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다시 느긋함의 순간도 바스락거린다.
-인터넷에 올라 온 글-
<에피소드3. 조급함과 느긋함>
하느님나라를 이루기 위해 우주는 150억 년을, 지구는 45억 년을, 생물계는 40억 년을 그리고 우리 인류만 하더라도 5백만 년을 꾸준히 기다려 왔지 않는가.
사실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인지 현대인은 대단히 ’조급한 역사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시간이란 마구 쫓기고 쫓는 것으로밖에 여겨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 현재는 과거에 쫓기고 내일은 오늘에 쫓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와 우주를 논할 때에 우리는 보다 여유 있고 느긋한 마음가짐을 지닐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심 없는 접근자세(approach posture)가 요구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역사와 우주 속에서의 인간의 위치와 가치를 보다 참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넷에 올라 온 글-
<에피소드4>
살다보면, 느긋함이 다른 사람의 속을 태우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중국을 다녀온 사람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곧 어떻게 될 것 같은 위기가 있더라도 또 언제 그랬나싶게 멀쩡해지는 나라 중에 하나가 중국 이라는 말을 서로 나누면서 재밌는 걸 하나 새삼 알게 되었죠.
중국에선 비상구에 뭐라고 쓰는 줄 아세요? “태평문”이라고 써놓습니다. 중국인의 그 느긋함을 조금은 알 수 있는 건데요. 아무튼 누구나 위기에 태평하다고 할 만큼 침착해야 한다는 건 맞는 말인데요. 그렇게 위기가 와도 우왕좌왕하지 않으려면 평화로운 평상시에 잘 대비를 하고 준비를 하는 마음가짐이 또 우선이 돼야하겠죠. 앞으로 가장 유망한 학문이 위기관리학 이라고 합니다. 위기가 왔을 때 비상시에 잘 대비하는 것이 미래를 잘 준비하는 현명함이 아닐까 싶고요. 그런 중국인들의 모습을 비상구를 <태평문>이라고 씌어진 간단한 문구에서 다시 돌아보게 됐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빨리빨리’를 자주 외치는 사람들에겐 아주 답답한 모습일지도 모릅니다만, 느긋함은 서둘러서 화를 입는 경우를 막아주는 긍정의 의미로 많이 쓰이죠. 살다보면 눈앞의 것만을 급급할 때가 많은데요. 지금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불행과 위기까지도 예견하는 침착함과 준비성이, 평소엔 느긋함과 태평함으로 보인다는 중국인들의 그 말이 새삼스럽게 들렸습니다.
-인터넷에 올라 온 글-
<에피소드5. 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2001. 신의진>
조기교육의 문제성을 짚고, 아이들이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외쳤던 저자는 이번에 자신의 구체적인 육아 경험을 토대로 '느리게 학습하는 법-일명 느림보 학습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경모와 정모. 저자의 두 아이는 너무나 다른 유형을 보이는 아이들이었습니다. 경모는 세상과 담을 쌓으려고 태어난 듯이 자기만의 공간 속에만 있으려는 아이였습니다. 따라서 사회성, 주변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고, 학습을 시키기도 정말 어려웠다고 합니다. 이에 반해 정모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아이라서 욕심을 부리고 싶을 아이였습니다.
흔히 경모는 정말 어렵고, 정모는 기르기가 쉬울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두 아이 모두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느림보 학습법'을 생각하기에 이르렀고, 이제 그 학습법의 결과로 소중한 두 아이 모두 '행복한 인생의 우등생'으로 잘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느림보 학습법'이란 아이의 뇌 발달에 맞는 학습법을 말합니다. 아이의 뇌 발달 속도나 아이가 보이는 능력에 맞춰 학습을 시키는 방법입니다.
"무조건 아이가 좋아하는 걸 시키라", 그리고 아이가 싫어하는 것을 파악하되 왜 싫어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려고 하라, 그 뒤에 아이가 싫어하게 된 이유 속에 숨어 있는 아이의 어려움을 찾아내 그 원인을 없애주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느림보 학습법입니다.
우리말 중에 대조되는 말, 또는 반대되는 말, 유사한 뜻을 가진 말들을 보면 그 어휘가 분명하게 뜻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어휘 중에 ‘느긋함, 조급함(성급함), 빨리빨리’.'느림보’등을 보면 우리들의 교육현실과 직결되는 표현인 듯합니다.
<에피소드1>은 조급성과 성급함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에피소드2>는 여유로움과 느긋함에 안도하고 있습니다.
<에피소드3>은 조급한 역사의식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에피소드4>는 지금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불행과 위기까지도 예견하는 침착함과 준비성으로 인하여 오히려 느긋하게 때로는 태평하게 행동하는 중국인을 예찬하고 있습니다.
<에피소드5>는 느긋하게 키우는 자녀교육의 지혜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보면 부모의 성급함에 아이들이 매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인의 고유한(?) 보상심리로 인하여 아이들이 부모의 성취를 대신하고 있는 듯합니다.
따라서 조기교육, 영재교육, 조기유학 붐이 일어납니다. 남들보다 하루라도 늦어지면 안 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신의진 의사의 ‘느림보 교육’의 의미는 ‘느긋한 교육’일 것입니다.
‘느림’은 ‘빠름’의 반의어입니다. ‘느리게 키운다.’는 것은 아이의 성장발달을 무시하고 앞서가는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느릿느릿 키운다.’는 말이 아니고 ‘느긋하게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춰 키운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은 곧 ‘성급하게 교육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오늘날 유아기, 아니 심지어는 영아기부터 조기교육열풍에 휩싸여 있는 현실을 보면서, 오늘 우리 부모들이나 교사들이 다시 한 번 ‘느긋한 교육의 필요성’을 공감해 주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느긋하게, 그러나 늦지 않게 교육합시다.
(2009. 12. 7)
'교학상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꿩 대신 닭`이라? (0) | 2009.12.21 |
---|---|
[스크랩] 고맙습니다, 선생님 (0) | 2009.12.14 |
[스크랩] 차이코프스키의 열정 (0) | 2009.11.30 |
[스크랩] `네 탓이오.` 신드롬 (0) | 2009.11.23 |
[스크랩] 변명과 합리화가 심하면? (0) | 2009.11.16 |